쿠팡이츠, 이르면 이달 전기 오토바이 도입…20여대 시범 운영
테스트베드는 ‘서초·강남’ 낙점…충전 인프라 등 고려
배민도 자체 테스트 진행…배달업계 운송수단 변화 ‘속도’
단독[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이르면 이달 전기 오토바이를 도입한다. 쿠팡이츠는 서울 서초·강남 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해 배달 적합성 등을 테스트한다. 1차 도입 대수는 수십 대에 불과하지만 전기 오토바이 활용이 본격화되면 도입 대수는 수천 대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계 곳곳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연일 커지며 배달업계의 전기 오토바이 도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서울 서초·강남 지역에서 전기 오토바이 20여대를 시범 운영한다. 쿠팡이츠는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전기 오토바이 도입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쿠팡이츠가 직고용한 라이더 ‘이츠친구’를 중심으로 우선 보급한다.
서초·강남 지역이 테스트베드로 낙점된 배경은 충전 인프라에 있다. 서초·강남에 위치한 전기 오토바이 전용 충전소는 22곳 정도로 수도권 전체 30곳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환경부와 지자체 등이 추진 중인 전기 오토바이 보급 시범사업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전기 오토바이는 배터리 용량, 규격 등으로 인해 전기차와 충전기를 공유할 수 없어 자체 충전소를 이용해야 한다. 서초·강남 외 지역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시범 운영하려면 충전 인프라 구축에만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의미다. 전기 오토바이용 충전소에서는 완충된 배터리를 현장에서 1~2분 내로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서초·강남 지역이 배달업계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건 또 다른 이유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인구 밀도와 소득 수준이 높고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커 배달업계의 격전지로 꼽힌다. 실제 쿠팡이츠는 2019년 서비스 초기 강남 3구에 마케팅을 집중해 몸집을 불렸다. 최근에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에 뛰어들며 송파구를 시범 서비스 지역으로 택했다.
e커머스 업계에 이어 배달시장에서도 운송수단 변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신세계 쓱(SSG)닷컴과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차세대 배송차량으로 개발 중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전기 오토바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에 문제가 없는지 몇몇 전기 오토바이로 자체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도입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환경 규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차에 대한 정부의 친환경 규제는 사륜차에 집중돼 있지만 이륜차까지 규제 사정권에 들어서는 건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등록대수는 228만9009대로 5년 전인 2015년(216만1774대) 대비 12만7235대가 늘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라이더들의 탄소배출 이슈도 조만간 무시 못 할 문제가 될 것"이라며 "오토바이 보급률이 높은 베트남은 이미 2030년부터 대도시에서 내연기관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는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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