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청소노동자 사망 현장 방문해 눈물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학생처장에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페이스북에 "서럽기 위해 태어난 사람 없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청소노동자 사망으로 갑질 논란 등이 불거진 서울대를 찾아간 자리에서 눈물을 쏟았다. 이 지사는 진상조사 과정에 청소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홍정민 열린캠프 대변인은 "부군이 매일 아내와 함께 출근했다고 한다. 지금은 혼자 출근할 수밖에 없어서 출근 때마다 우신다고 한다"며 "이 지사가 그 말을 듣고 많이 울었다. 7년 전 (이 지사의) 여동생이 청소노동자였는데 화장실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 지사가) 그때 생각이 나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대에 마련된 사망 청소노동자 추모 공간에서 지난달 관악학생생활관에서 숨진 청소노동자 이모씨(59·여)의 유족과 여정성 서울대 교육부총장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이 지사는 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조사를 학교 측에 당부했다. 특히 진상 조사에 동료 청소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어떤 결론이 나도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일로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 또 노동하시는 분들의 인격적 대우를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며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올렸다. 이와 함께 지난달 26일 서울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 이모 씨(59)의 기사를 공유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씨는 매일 100ℓ 쓰레기봉투 6~7개를 나르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방치됐다. 또 새로 부임한 기숙사 안전관리 팀장이 미화 업무와 무관한 영어·한자 시험을 보게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공개한 시험지에는 '우리 조직이 처음 개관한 연도' '919동의 준공연도' 등을 묻는 질문과 함께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시오' 등의 문항이 적혀 있다.
이 지사는 이에 “악독한 특정 관리자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뿌리 깊은 노동의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그래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적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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