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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렘데시비르 200배 효과' 코로나19 치료제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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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 고안해 기존 약물 중 코로나19 효과 물질 찾아내
동물실험 중 독성 발견돼 최적화 투입량 찾아 내기 위한 임상 실험 실시 예정

국내 연구진, '렘데시비르 200배 효과' 코로나19 치료제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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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천개의 기존 약물들 중에서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냈다. 특히 이 결과 비록 독성이 검출되긴 했지만 미국의 렘데시비르(베클러리)보다 200배 더 효과가 뛰어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굴해 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았지만 사망률은 감소시키지 못하고 회복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하는 데 그쳐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정맥 주사제여서 의료기관에서 입원을 통해 수일 동안 투여받아야 하므로 팬데믹 상황에 적합하지 않아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지적도 나온다.


연구팀은 이같은 점에 착안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KAIST 연구팀의 장우대 박사는 우선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실험으로 이 약물들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의 도킹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높은 위양성률(false positive rate)로 인해 유효물질 도출 비율(hit rate)이 매우 낮았다. 이에 연구팀은 구조 유사도 분석 모듈과 상호작용 유사도 분석 모듈을 도킹 전후에 도입해 가상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단백질-약물 복합체 구조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후보 약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또 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핵산 유사체(nucleotide analogues) 기반 전구약물(prodrug)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구약물은 그 자체로는 약효가 없고 체내 대사를 통해 활성형 구조로 변환되어야만 약효를 나타낸다. 따라서 전구약물은 활성형으로 구조변환 후,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여러 핵산유사체 기반 전구약물들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성공하였고, 도킹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3CL hydrolase, Mpro)와 RNA 중합효소(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저해할 수 있는 후보 화합물을 15종과 23종으로 각각 선별했다.


이후 가상 스크리닝으로 선별된 38종의 약물에 대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에서 세포 이미지 기반 항바이러스 활성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약효를 검증했다.


먼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킨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를 이용한 시험관 내(in vitro) 실험을 수행한 결과, 38종의 약물 중 7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이 7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인간 폐 세포(Calu-3 cell)에서 추가적인 검증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특히 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omipalisib), 암 및 조로증(progeria)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tipifarnib), 식물 추출물로써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emodin) 등 3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다.


특히 오미팔리십은 현재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티피파닙은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다만 연구팀은 과기정통부의 코로나 치료제 전임상 지원사업을 통해 후보 약물 중 하나의 약물에 대해 약효를 평가한 결과 동물 실험에서 독성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약물의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유효 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약물 농도를 찾기 위해 추가적인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후보 약물들에 대해서도 전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향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유사한 바이러스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7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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