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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시총 30兆 '미다스 손' 장병규…코스피 戰場서도 승리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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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배그' 성공신화 일궈
공모가 거품 논란 잠재울지 주목

[사람人]시총 30兆 '미다스 손' 장병규…코스피 戰場서도 승리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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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30조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시장에서 평가하는 크래프톤의 몸값이다. 소위 ‘3N’이라고 불리우며 게임업계에 군림해 온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의 시가총액을 웃도는 금액이다. 수치가 말해주듯 이제 크래프톤은 ‘다크호스’를 넘어 업계 판도를 바꿔버린 ‘게임체인저’가 됐다.


크래프톤 성공의 중심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있다. 창업자인 장 의장은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밟고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대구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입학,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의 나이 스물넷이던 1997년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2년 뒤 온라인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을 세상에 내놨다. 세계 최초로 아바타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고, 130억원의 매출 달성하면서 처음 성공을 맛봤다. 2000년엔 네오위즈가 코스닥에 상장됐는데, 장 의장이 가진 주식 가치는 당시 공모가 기준으로 400억원에 달했다.


2005년 장 의장은 온라인 검색 서비스 업체 ‘첫눈’을 창업했고, 이듬해 회사를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했다. 창업 때 투입한 자금이 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만에 무려 7배의 수익을 낸 셈이다. 이런 이력으로 그에겐 늘 ‘미다스의 손’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창업을 향한 장 의장의 도전은 계속됐다. 2007년 엔씨소프트를 퇴사한 게임 개발자들과 함께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스튜디오’를 세웠다. 초기 투자금은 300억원이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블루홀은 세계적인 히트작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기 전까지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중소 게임사에 지나지 않았다. 사업초기 공동창업자들의 기술유출 문제로 엔씨소프트와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으며, 첫 작품인 ‘테라’가 부진하면서 직원의 20%를 내보내야 하는 구조조정을 겪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기에 장 의장과 회사가 버틸수 있었던 데는 그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었다. 특히 장 의장이 생각하는 인재론은 오늘의 크래프톤을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기업의 3요소인 토지, 자본, 노동을 스타트업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했다. 스타트업은 이들 요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의 필수 조건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 사람을 단순한 ‘노동자’가 아닌 ‘인재’로 여겼다. 블루홀 같은 중소 개발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는 역량 있는 개발팀을 흡수 합병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장 의장의 인재론은 신뢰에 기반한다. 2015년 지노게임즈의 김창한 PD(현 크래프톤 대표)가 회사에 합류하고 2년 뒤 배틀그라운드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도 장 의장의 직원을 향한 신뢰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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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3월 출시된 이래 PC와 콘솔에서 누적 7500만장 이상 팔렸다. 이는 역대 2위 마인크래프트(3000만장)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세계 최고 기록이다. 2018년 출시된 모바일 버전은 150여 국가에서 모바일 다운로드 1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억 건, 지난해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최고 인기 게임으로 올라섰다. 자연스럽게 장 의장과 크래프톤의 위상도 이전과 달라졌다.


장 의장이 세간에 잘 알려진 계기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되면서다. 위원장 시절 그는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개최해 12개 의제를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정부 정책화에 기여했다. 해커톤은 4차위가 중재·조정자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토론하면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다. 그는 또 4차산업혁명에 따른 경제·사회 전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위원들의 철학과 전문성을 반영한 대정부 권고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위원장직에서 내려와 크래프톤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그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맛봤다.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8억원, 당기순이익 556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상장을 앞두고 일고 있는 공모가 거품 논란은 그가 앞으로 해결해야 과제다. 크래프톤은 당초 35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써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공모가를 10% 이상 낮춰야 했다.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장 의장에겐 어쩌면 굴욕적인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장 의장이 생각하는 크래프톤의 가치를 입증해내며 다시 한 번 성공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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