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재직 시절 대표적 특수통
파격적 승진 끝 검찰총장 임명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조국·추미애와 檢개혁 갈등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골 검사. 이제껏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설명해준 단어였다. 날 선 칼날 덕에 중용되고 또 핍박받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던 그는 이제 자신을 휘둘렀던 정치권력 그 자체에 도전장을 던졌다.
1960년 서울 태생인 그를 주변에선 친구를 잘 챙기고 교우관계가 원활했던 인물로 기억했다. 1980년대 초 법대생들이 모여 5·18 광주 민주화운동 사건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았던 윤 전 총장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일화는 유명하다.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사법고시에 뛰어들었지만 8차례 낙방한 뒤 9수 만에 합격했다.
검찰 재직 기간 그는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통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이끈다는 평도 들었다. 참여정부 시절 그는 대통령 측근이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등을 구속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BBK 사건 특검 파견검사 등 굵직한 사건을 도맡았다. 부산 저축은행 수사 과정에서는 대통령의 형도 구속했다.
2013년에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원칙 있는 수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박근혜 정부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당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항명 파동 등을 겪으며 징계를 받았다. 권력은 그를 대구고검으로 좌천시켰지만, 다시 부활시킨 것도 권력이었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에 합류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를 검찰 2인자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했고 2019년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전 정권 적폐 수사를 주도한 그는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기도 했다.
두 번째 핍박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날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정치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현 정부로부터 들었다.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추미애 장관이 들어온 뒤, 정권과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른바 ‘추·윤 갈등’ 과정에서 윤 전 총장 측근들이 대거 좌천당했고 본인도 수사 배제, 직무정지 처분 등으로 사실상 ‘식물 총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 전 장관과의 갈등을 힘겹게 버티던 그는 지난 3월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를 비판하며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장직을 사퇴하면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현 정부와 정면으로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118일간의 잠행 속에서 저명인사를 만나 대권 공부를 하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둘러싼 메시지 혼선으로 대변인을 교체하는 등 잡음이 있었고, 부인과 장모 등 가족과 관련한 의혹이 있다는 이른바 ‘X파일’ 의혹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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