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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기계 효율성 경쟁…'로봇 물류센터' 시대 열려면?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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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물류' 관심 쏟는 이커머스 업체들
英 오카도 CFC, 美 아마존 선반 정리 로봇 등
인간 노동자보다 안전하고 고효율
'높은 비용'은 확산 걸림돌
전문가 "로봇, 저렴한 '인간'에 애먹고 있어"

오카도의 로봇 물류센터 'CFC'의 내부 모습. / 사진=오카도 유튜브 영상

오카도의 로봇 물류센터 'CFC'의 내부 모습. / 사진=오카도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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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노동집약형 산업인 물류·배송업은 고된 노동 강도, 시설 안전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송 업체들은 IT와 로보틱스 기술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업체는 사람의 손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된 '로봇 물류센터'를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7일 경기 이천에 있는 한 이커머스 기업 물류센터 화재 이후, 물류기업의 창고 시설 안전 문제가 새로운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물류센터 화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에는 남이천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한번에 수백명 이상이 투입돼 장시간 근무하는 물류센터 특성상,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물류업계의 고된 노동 강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6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쌓인 우체국 택배들. / 사진=연합뉴스

분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쌓인 우체국 택배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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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노동자 과로의 원인으로 최근 배송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는 '신속배송 서비스'를 지목했습니다. 신속한 배송을 위해 물품 정리·포장·배송 준비 작업을 하루 안에 마쳐야 하다보니, 노동자의 심야 및 새벽 근무 강도가 늘어난다는 지적입니다.

이같은 노동 강도 문제는 국내 기업에서만 논란이 되는 게 아닙니다. 미국 내 약 37만명이 넘는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 또한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해 현지 시민단체, 싱크탱크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일부 이커머스 기업들은 '물류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내부를 로봇, 컨베이어벨트 등으로 채워 인간 노동자 밀집도를 줄이고, 노동 강도도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로봇 물류센터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영국 이커머스 기업 오카도 / 사진=오카도

로봇 물류센터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영국 이커머스 기업 오카도 / 사진=오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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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물류센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 식료품 전문 이커머스 업체인 '오카도'입니다. 오카도는 이커머스와 로봇 물류센터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물류 겸 기술 기업으로, 격자 형태의 레일 위를 이동하며 자동으로 배송 품목을 정리하는 로봇을 만들어 글로벌 물류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오카도의 로봇 물류센터는 CFC(Central Fulfilment Center·중앙 유통센터)라고 불립니다. CFC 내부에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통로 대신 정사각형 모양의 레일이 차곡차곡 쌓여 있으며, 그 위를 작은 박스형 로봇 수백개가 지나다니며 배송 품목을 정리합니다. 이 로봇들은 오카도가 개발한 인공지능(AI)을 통해 제어되는데, 인간 노동자는 로봇이 가져 온 배송품을 박스 안에 담은 뒤 주문자에게 배달하는 역할만 맡습니다. 전체 배송 과정 중 가장 고된 노동인 물품 정리를 자동화한 셈입니다.


아마존 등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은 완전 자동화한 물류센터 대신,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CNBC' 뉴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선반에서 물건을 내려주는 로봇인 '어니'와 '버트'를 시범 도입했습니다.


자동 선반 로봇 '버트'를 테스트하고 있는 아마존 / 사진=아마존 유튜브 캡처

자동 선반 로봇 '버트'를 테스트하고 있는 아마존 / 사진=아마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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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봇들은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는 선반 물건 배치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아마존 직원들의 부상 가능성을 최소화 합니다.


로봇 물류센터는 인간 노동자의 안전 문제와 노동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점, 또 인간으로만 이뤄진 물류센터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부분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오카도의 영국 앤도버 지방 CFC도 지난 2019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물류센터 내부에 일하는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인명 피해 없이 불을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또 로봇은 인간에 비해 비교적 좁은 장소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센터를 더 작게 축소해도 소화 가능한 주문량이 줄지 않습니다. 이 점에 착안한 오카도는 지난해부터 대도시 한가운데에 '미니 물류센터'를 설치, 주문 이후 단 한 시간 만에 배송을 완료하는 초고속 배송 서비스인 '오카도 줌'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로봇 물류센터는 아직까지 인간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료사진. 지난달 7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물품을 나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7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물품을 나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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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인간의 노동력이 로봇에 비해 인건비용 등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지적하며 물류센터의 업무 자동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영국 테크 매체 '와이어드'는 지난해 4월 "오카도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값싼 인간"이라며 "오카도는 1시간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2년을 연구에 매진했지만, 다른 라이벌 업체들은 수만명의 라이더를 고용해서 일을 시키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봇 시스템의 배달, 제조 등에 드는 비용과 비교하면 인간 노동자를 고용해 근무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 영국 컨설팅 업체 '글로벌 데이터' 소속 톰 브레레톤 애널리스트는 "로봇 기술은 매우 인상적이지만, 동시에 경직적이다"라며 "로봇들은 '저렴한 노동인력'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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