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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작고 가볍게 만든다… '인권보호 vs 과도한 편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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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낙인효과 개선 작업' 추진… "크기·무게 늘어나 부착자 불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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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법무부가 전자발찌를 지금보다 작고 가볍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자발찌 부착자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효과를 줄여 심리적 압박보다 개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자발찌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편의 조치라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관리 중인 위치추적 전자발찌의 노후화와 부착 대상자의 지속적인 증가를 감안해 전자장치의 기능 및 외형 개선에 나선다.

2021년 5월 기준 전국 전자감독 대상자는 4800여명에 달한다. 전자발찌법이 처음 도입된 2008년 151명에 불과했지만 13년만에 30배가 넘게 늘었다. 사실상 매년 수백명이 증가하고 있는 셈으로 지난해 '전자장치 부착법' 개정으로 모든 가석방자에 대해서도 전자발찌 등 전자장치 부착이 가능해져 대상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법무부는 보다 안정적인 전자감독을 위해 기능이 개선된 전자발찌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정확한 위치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위성신호를 수신할 수 있도록 GPS, GLONASS와 같은 글로벌 위성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전파 수신율 강화를 통해 이른바 음영지역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꾸준히 발생하는 전자발찌 훼손 사건을 감안한 조치에도 나선다. 스트랩(끈) 소재를 바꿔 훼손 시도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지금은 훼손 감지 센서가 우레탄과 강철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부착자의 불편을 고려한 개선안이다. 지금의 일체형 전자발찌는 이전의 휴대용 추적장치와 부착장치의 기능을 결합한 탓에 크기와 무게가 늘어 불만이 증가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소형화, 경량화를 추진하겠다는 얘기로 교화의 걸림돌 중 하나인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효과까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인권을 과도하게 챙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자발찌를 이들의 편의에 맞춰 개선할 경우 심리적 부담이 줄어 범죄 충동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반감하다는 논리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전자발찌 착용자의 성범죄 재범률은 2.1%(2015~2019년 평균)로 전자발찌 미착용 성범죄자 재범률 14.1%(2003~2007년 평균)에 비해 훨씬 낮다. 강력한 전자발찌 착용 지침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는 근거다.


반면 전자발찌 부착의 1차 목적이 위치 추적에 있는 만큼 전자발찌 착용 자체에 대한 반발심을 줄여 개화를 유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재범 방지 차원에서 전자발찌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야한다는 얘기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는 "전자발찌를 가볍고 작게 만들면 신체 부착이라는 거부감이 줄어 장치 훼손과 같은 위반사례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징벌을 위해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는 게 아닌 만큼 교화에도 집중할 수 있게 돼 범죄 근절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발찌가 주는 외부로부터의 낙인효과가 범죄율을 낮춘다고 보기 힘든 만큼 효과적 감시체계를 통한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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