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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탈원전과 같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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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중립, 탈원전과 같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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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선언한 지 4년이 됐다. 그 후 3년여 후인 지난해 10월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과 탈탄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에너지 상황에서 탈원전과 탈탄소를 동시에 진행할 수는 없다. 정부는 탄소중립에 맞춰 탈원전을 거둘 때가 됐다.


탈원전을 거두는 단초는 신한울 3, 4호기의 공사 재개다.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2017년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는 우리나라 원자력기술이 집약된 원전이다. 미국이 원전 수출 협력을 하자는 바로 그 원자로형이다. 수출하자면서 국내 건설을 중단시킬 수는 없다. 더구나 신한울 3, 4호기로 감축할 수 있는 탄소는 연간 무려 1700만t이나 된다. 2030년 온실가스로드맵에서 전력분야의 에너지전환을 통해 감축하려는 5800만t의 30%에 이른다. 탄소포집으로 감축 가능한 양이 불과 1000만t 정도이고 우리나라 삼림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도 2000여만t 수준이니 신한울 3, 4호기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역할은 막대하다.

그럼에도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재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 이유로 안전과 밀집도를 거론했다. 신한울 3,4호기는 3세대 원전으로, 국내 주종인 2세대 원전보다 10배 이상 안전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안전이 공인됐다. 우리나라의 원전 밀집도는 면적으로 보면 높다. 원전 밀집이 걱정되면 2030년까지 폐쇄되는 10기를 신한울 3, 4호기와 같은 APR1400으로 대체하면 6기다. 안전은 높이고 밀집도는 낮출 수 있다. 소형모듈 원전은 획기적으로 안전하다. 개발의 결과에 따라 탄소중립을 위한 필살기가 될 수도 있다.


문 장관은 국민 전체가 원전을 원한다 해도 지역 수용성이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한울 3, 4호기는 소재 지역에서도 건설 재개를 바라고 있다. 또 사용후핵연료 안전 확보 없이 신규 원전은 없다는데, 전세계에서 사용후핵연료로 사고가 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더 높은 안전을 위해 지하 깊이 묻는 것이다. 스웨덴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안전분석에 의하면 처분장에서 방사선 누출이 발생하는 것은 5만년이 지나서다. 나와도 환경방사선보다 한참 낮다. 탄소중립 실패로 인한 인류 생존의 위기는 100년 안에 닥친다고 한다. 어느 위험이 더 중한지 설득에 나서야지 사용후핵연료로 탈원전의 명분을 삼을 수 없다. 사용후핵연료는 우리가 받은 혜택의 부산물이다. 원전의 찬반을 가르는 이슈로 보면 안 된다.


탄소중립의 엄중함에 유엔은 원자력을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에너지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원자력이 다른 에너지에 비해 특별히 위해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만간 그린 뉴딜의 범주 안에 원자력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에는 전기가 에너지 소비의 50%에 달할 것이며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발전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로 전면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은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이 필수적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국제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소형모듈원전을 탄소중립에 맞설 10대 기술로 꼽기도 했다. 민간투자자부터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을 주목하고 있다. 문장관은 탄소중립을 이행할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신한울 3, 4호기 건설재개를 통해 탈원전의 매듭을 풀어야 할 것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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