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CPI 13년 만에 최대
국채금리 하락에 나스닥↑, 금융주↓
다음주 FOMC 점도표·성장률 변화 예상
다만 테이퍼링 언급 어려워…"위험자산 선호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표(CPI)가 이번 달에도 급등세를 보였지만 증시는 지난달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CPI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했지만 이번엔 국채금리 하락과 제약, 기술주, 반도체 업종의 상승이 나타나며 나스닥지수는 0.78% 올랐다.
◆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5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 올라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 공급 제약으로 인한 결과로 시장 예상치(4.6%)를 크게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제약·바이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국채 금리 하락 영향을 받아 금융주는 하락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가 림프종 관련 긍정적인 3상 결과를 발표한 뒤 3%대 강세를 보였고 일라일리(3%), 바이오젠(1.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JP모건(-1.5%), BOA(-1.5%) 등은 하락했다. ‘밈 주식’으로 불렸던 AMC엔터(-13%), 게임스톱(-27%), 베드베스앤 비욘드(-8%)는 급락세를 보였다. CPI 변수가 해소되면서 투기적 거래 관련 밈 주에 대한 투심이 꺾이면서 관련 종목은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미국 증시가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시장은 CPI 급등세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우려를 낮춘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성장률 상향 조정 등을 발표했음에도 비둘기적인 성향을 보였던 것과 같이 FOMC도 이와 비슷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 제약, 일부 필수 소비재, 소프트웨어업종이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다음 주 FOMC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이 개선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고,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언급해왔던 만큼 긴축 신호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 전망치 상향조정과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점도표에는 다소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난 3월 Fe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5%로 전망했는데, 민간소비와 주택투자가 예상보다 양호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의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흐름과 서비스 부문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전망치 상향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다.
점도표의 변화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CPI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일부 위원들을 중심으로 테이퍼링의 시행 필요성과 조기 긴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3년까지 정책 금리 동결 주장이 여전히 다수이겠지만 지난 4월에도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긴 위원들이 나온 만큼 내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들의 수는 3월보다 늘어날 여지가 크다.
◆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다음주 FOMC에서 연준은 다시 한번 인내심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PI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고용 시장의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시장에선 공포지수인 VIX나 시장 리스크 지수 등이 매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수는 6월 FOMC가 종료된 후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투자 유망 업종으론 경기 소비재를 관심 있게 지켜볼 만 하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전 세계 평균을 상회할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어 보복 소비 관련 업종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보복 소비가 전개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유통, 여행, 레저, 화장품 등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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