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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직경 2㎜의 분리막 통한 '水처리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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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구 수처리공장 가보니
미세 기공으로 이물질 여과
외부의 물 정수되는 원리

김동현 롯데케미칼 수처리생산팀 책임이 분리막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

김동현 롯데케미칼 수처리생산팀 책임이 분리막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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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물산업은 전통적으로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이나 시장이 앞서 있다. 일찌감치 중요성을 간파하고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갈고닦은 데다 정부나 국제금융기구 등이 함께 민관협력체계를 확실히 다져둔 덕분이다. 특히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산업·공업용수 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이를 관리하는 일도 한층 중요해진 터라 수처리시설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찾은 롯데케미칼 수처리용 멤브레인(분리막) 공장에선 가느다란 빨대 굵기의 필터를 만들기 위해 설비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직경 2㎜ 정도로 가운데가 비어있는 중공사형 분리막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ET재질 보강재에 불소고분자(PVDF)소재 등을 섞은 용매를 입혀 만든다. 이 과정을 거치면 분리막 겉부분에 생긴 얇은 막에 수십, 수백 ㎚ 크기의 공기구멍(기공)이 만들어진다. 롯데케미칼이 만드는 분리막의 기공은 0.03㎛ 정도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이렇게 만든 분리막 가닥을 2~3m가량 단위로 잘라 1800여개를 이어붙여 하나의 모듈로 만든다. 일선 현장에는 하나로 만들어진 모듈 여러개를 이어붙인 카세트 형태로 공급된다. 분리막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면 외부의 물이 걸러져 들어와 정수되는 원리다.


김동현 롯데케미칼 수처리생산팀 책임은 "기공을 고르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코팅과정, 용매에 섞는 재료비율을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하·폐수용 분리막 설비가 통상 5년 이상씩 쓰는 점을 감안하면 완제품의 내구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트형태로 묶인 중공사형 분리막. 1800여개 분리막 가닥을 하나로 묶어 모듈로 만들고, 모듈을 여러개 모아 카세트 형태로 설치된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

시트형태로 묶인 중공사형 분리막. 1800여개 분리막 가닥을 하나로 묶어 모듈로 만들고, 모듈을 여러개 모아 카세트 형태로 설치된다. 사진제공=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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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주 24만t 전망…전년보다 5배 이상 성장
2030년까지 용수·폐수량 2019년 절반 수준 줄일 것

2018년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은 최근 들어 가장 바쁘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수주실적이 24만t(하루 정수 가능한 물량 기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0만명이 하루에 쓴 물을 걸러낼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수주실적이 4만5000t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산업은 물론 정유·석유화학, 철강 등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은 공업용수를 많이 쓰는데 환경규제로 하·폐수 처리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자체적으로 쓰는 물을 줄이는 한편 사용했던 물을 다시 이용가능한 수준까지 처리·가공하는 데 공을 들여 2030년까지 용수·폐수량을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르포] 직경 2㎜의 분리막 통한 '水처리 마법'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케미칼이 만든 분리막을 찾는 업체가 늘어난 건 정수기술은 물론 설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줄였기 때문이다. 수처리 설비는 걸러낸 찌꺼기나 불순물을 걷어내야해 주기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야 하는데 독자개발한 기술·설계로 필요한 공기량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롯데케미칼이 수처리 분리막 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한 건 2011년부터다. 물부족국가·기후위기로 수자원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영국의 조사기관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처리시장은 8341억달러로 추산된다. 앞으로도 연 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삼성SDI의 수처리사업 기술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진출했으며 2018년 완공해 가동중인 대구 공장은 수처리용 분리막공장으론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국내외 유수의 수처리 전문기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해외시장 확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에 기여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을 모두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에 있는 롯데케미칼 수처리공장.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에 있는 롯데케미칼 수처리공장. 사진제공=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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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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