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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어떤 기술도 中엔 팔지마"…매그나칩 매각, 하반기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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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그나칩 中 매각 검토 착수…빨라야 7월, 늦으면 9월 승인할지 결정
업계선 첨단기술 아니라지만…산업부, 美 결정 보며 판단할 듯
매그나칩, 오는 15일 주총서 예정대로 매각 안건 상정

美 "어떤 기술도 中엔 팔지마"…매그나칩 매각, 하반기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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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우수연 기자] 한국 매그나칩 반도체의 중국계 사모펀드 매각 작업에 미국이 개입하면서 정부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이르면 지난달 말 매그나칩 매각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이 끼어들면서 독자적으로 결론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매그나칩 매각 성사 여부는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일 "미국 당국이 이르면 7월초, 늦으면 9월께 와이즈로드캐피털의 매그나칩 인수합병(M&A)을 승인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매그나칩을 매각하려면 한미 양국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이라도 불허하면 매각은 무산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최근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의 매그나칩 M&A 심사에 착수했다. 만약 인수를 불허할 경우 한국 정부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매그나칩 매각은 자동 취소된다. 군사, 첨단기술 분야의 M&A 또는 투자거래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거래를 금지하는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근거로 심사에 착수했다.


미국 내 기류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정부와 매그나칩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매그나칩은 예정대로 오는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 매각을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중 매그나칩 매각과 관련해 검토에 착수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최종 판단은 뒤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매그나칩 매각의 국내 변수는 국가핵심기술 보유 여부다. 산업부는 매그나칩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했는지 살핀 후 보유시 M&A를 막을지 결정한다. 매그나칩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인지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도 첨단기술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미국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산업부 독자적으로 M&A 승인 여부를 먼저 결정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산업부가 OLED용 DDI 관련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추진하는 것도 미국이 M&A를 불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선 한미 양국 정부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키로 하면서 매그나칩 매각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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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반도체는 국가안보 문제=반도체 업계와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매그나칩 매각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해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에선 매그나칩의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해외 유출을 반드시 막아야 할 첨단기술을 보유한 건 아니란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개편을 추진하며 중국 견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긴 했지만 첨단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매그나칩 매각에까지 개입하며 중국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각국 정부에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오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4 정상회의에서 우방국과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신설을 논의한다.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국제회의에서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구축에 나서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할 미국의 공급망 재편 작업이 본격화됨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말 반도체 지원법 지출을 포함한 상무부 예산의 29.4% 증액을 의회에 요청하는 등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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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경쟁서 韓 난감=반도체 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매그나칩 매각이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의 한가운데서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난감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의 입장도 살펴야 하지만 외국 자본 유치 및 고용의 측면에서 매그나칩 매각을 막무가내로 반대할 수도 없다. 미국 못지 않게 중국과의 정치·외교적인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마무리 과정에서 중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매그나칩 인수를 불허하면서까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막대한 중국계 자본이 투입되면 급격한 성장을 통해 한국 기업을 위협할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라 해도 언제든지 기술 내용은 들여다볼 수 있고 중국 현지 디스플레이업체들과의 시너지가 합쳐지면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이 중국계 사모펀드에 팔리면 국내 디스플레이 고객사보다 중국 현지 고객사를 위주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LCD 패널 분야는 중국 업체로 주도권이 넘어간 가운데 매그나칩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서 우리 기업을 위협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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