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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진, 새 '훈트 금속' 존재 증명…"니켈화합물 초전도체 신비 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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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좌) 훈트 상호작용 증가에 따른 금속의 성질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그림. 훈트 인자(J)가 유한한 값을 가질 때의 그래프(주황색)는 0일 때를 나타내는  그래프(검은색)보다 작게 시작하여 점차 그 크기가 역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전자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지표 Z(y축)와 U(x축)의 관점에서 보면, 그 세기가 커진다고도 작아진다고도 할 수 없는 기묘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자들은 이와 같은 특이한 현상을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따라 ‘야누스 효과’라고 부르곤 하는데 훈트 금속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야누스 효과를 오비탈 양자 수 ‘2’에서 증명하였다. (우) 본 연구에서 새롭게 제시된 상도표를 보여준다. 오비탈 양자 수 ‘2’에서도 약한 훈트 메탈(weak Hund metal) 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 주변에 또 다른 다양한 특이 금속상과 절연체상(검은색 영역으로 표시됨)을 구분해 나타냈다. 그림 및 설명=KAIST 제공.

사진 설명 그림1. (좌) 훈트 상호작용 증가에 따른 금속의 성질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그림. 훈트 인자(J)가 유한한 값을 가질 때의 그래프(주황색)는 0일 때를 나타내는 그래프(검은색)보다 작게 시작하여 점차 그 크기가 역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전자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지표 Z(y축)와 U(x축)의 관점에서 보면, 그 세기가 커진다고도 작아진다고도 할 수 없는 기묘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자들은 이와 같은 특이한 현상을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따라 ‘야누스 효과’라고 부르곤 하는데 훈트 금속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야누스 효과를 오비탈 양자 수 ‘2’에서 증명하였다. (우) 본 연구에서 새롭게 제시된 상도표를 보여준다. 오비탈 양자 수 ‘2’에서도 약한 훈트 메탈(weak Hund metal) 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 주변에 또 다른 다양한 특이 금속상과 절연체상(검은색 영역으로 표시됨)을 구분해 나타냈다. 그림 및 설명=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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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존 금속과 달리 전기 저항이 없이 전류가 흐르는 등 다른 상태를 가진 '훈트 금속'의 존재 가능성을 한국 연구진이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물리학과 한명준 교수 연구팀이 '훈트 금속(Hunt metal)'이라고 알려진 특이 양자 상태의 새로운 존재 가능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일 밝혔다. 훈트 금속은 전기 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거나 외부 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물질이 크게 바뀌는 특성을 가져 기존 반도체 소재를 뛰어넘는 응용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신물질이다. '훈트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헤르만 훈트(Friedrich Hermann Hund)'의 이름을 딴 독특한 양자역학적 상태를 띠는 금속을 가리킨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형적인 금속들을 '페르미 금속(Fermi liquid metal)'이라 부르는데, 이와는 성질이 뚜렷이 구분되는 특이한 금속을 이해하는 것은 오랫동안 학계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특이 금속들에 관한 연구가 고온 초전도 현상이나 양자 임계 현상과 같은 대표적인 물리학의 신비를 이해하는 단서를 줄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훈트 금속도 그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들에 의해 최초로 그 개념이 제시된 이래, 미국과 유럽 학자들의 주도하에 지난 10여 년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별히 이 금속 상태는 원자 내에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양자역학적 상태를 나타내는 '오비탈(orbital)'의 개수가 '3' 이상인 경우가 주로 연구돼왔으며, 그 값이 `2'인 경우에는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는 이와 같은 기존의 통념을 뒤엎는 것으로서, 연구진은 오비탈 수가 '2'인 경우에도 훈트 금속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진은 통상적인 훈트 금속보다 그 신호가 약하다는 점에서 이를 '약한 훈트 메탈(weak Hund metal)'이라고 이름 붙였다. 또 훈트 금속과 관련 상태들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특히 2019년에 발견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그 이론적 이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니켈화합물 초전도체의 신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학계에서는 이 초전도체의 다중 오비탈적 특징에 입각해 여러 이론이 제안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약한 훈트 메탈 상에 기반해 이 물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한명준 교수는 “이번 결과는 논문을 심사한 심사위원들조차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을 만큼 획기적이다”며, “관련 실험 데이터나 현상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마련한 기초 이론 연구로서, 최근까지 학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초전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세계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달 17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다음은 주요 용어 설명.


▲ 훈트의 법칙(Hund’s rule)

= 다수의 전자(electron)가 양자역학적 규칙을 만족하면서 원자 내에 존재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간단한 일련의 법칙으로서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훈트에 의해 1927년 경 제시됐다.


▲고온 초전도 현상 (High critical temperature superconductivity)

= 임계 온도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매우 높은 초전도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가운데 다수의 초전도 원인이 전통적인 이론으로 이해될 수 없다는 점에서 비정상 초전도(unconventional superconductivity) 현상으로 이해된다.


▲양자 임계 현상 (Quantum critical phenomena)

= 열적인 요동(thermal fluctuation)에 의해 온도에 따라 일어나는 보통의 상전이(phase transition)와는 달리 양자 역학적 요동에 의해 유도되는 상전이와 그 근방에서 나타나는 양자 현상들을 일컫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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