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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병역비리·비방글·허위광고…남양유업의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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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오너일가 리스크=몰락' 타산지석 삼아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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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국내 유업계 2위 기업 남양유업이 1964년 창사 이후 57년 만에 주인이 바뀐다. 거짓말 논란이 불거진 ‘불가리스 코로나19 효과 마케팅’이 기업 매각이란 초유의 결말을 맞게 됐지만 그 이면에는 오너 일가의 끊임없는 사건 사고와 구설수 탓이 커 재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7일 최대주주 홍원식 전 회장을 포함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보유주식 전량(37만8938주)을 매각했다. 총 3107억원 규모다. 사태의 발단의 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이 열린 지난달 13일 이후 45일 만이다.

홍 전 회장과 그 일가의 퇴진은 총수가 기업을 좌지우지하고 직원 및 주주들은 ‘오너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 일가의 끊임없는 사건 사고로 홍역을 앓았다. 홍 전 회장은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홍 전 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회장으로 취임해 기업을 휘둘렀다. 브로커에게 1500만원을 주고 아들 홍진석씨의 군입대를 제외시켜 병역비리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고 경쟁사를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에 유포해 경찰 조사도 받았다.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으며 홍 전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도 외제차 임대 등 회삿돈 유용 의혹을 물의를 일으켰다.


2013년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에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8년간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남양유업 매출은 대리점 갑질 이슈 전인 2012년 1조3650억원에서 지난해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여기에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 발표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홍 전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차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오너 일가가 스스로 자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설립 이래 분유에 집중하며 국내 분유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기업이다. 엄마들 사이에서 신뢰받는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횡포와 갑질로 인해 남양유업은 풍전등화의 신세가 됐다. 남양유업의 몰락은 견제받지 않은 총수의 독단적 판단과 그릇된 행동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훼손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라도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면 사회는 용인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며 "기업들은 남양유업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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