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007, 매드맥스 등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제작사 MGM을 인수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팽창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둘러싼 미디어 공룡들간의 전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과 MGM의 인수 계약이 이르면 이번 주 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수 계약이 성사된다면 지난 2017년 아마존이 미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 홀푸드를 137억달러에 사들인 것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인수 금액 90억달러는 앞서 MGM 인수를 타진한 애플이 제시한 가격(60억달러) 대비 약 50%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WSJ은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폐쇄와 재택근무 증가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관련 시장이 확대되는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시장 확대는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등 경쟁사에 크게 밀리고 있는 아마존의 행보에 압박을 더하고 있다. WSJ는 아마존의 이번 인수 추진은 다양한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넷플릭스 등에 대적하고 위한 차원으로 해석했다.
아마존은 2010년 드라마 제작사인 아마존 스튜디오를 세워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처음 진출한 이후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출시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해왔다.
미 CNBC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경쟁해온 아마존이 더 많은 TV나 영화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관심이 있고, MGM의 풍부한 콘텐츠는 프라임 비디오 사업 강화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924년 설립된 MGM은 007 시리즈를 비롯해 록키와 매드맥스 등 세계적인 히트 영화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주요 제작사다.
영화뿐 아니라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에픽스를 운영하고 있는 MGM이 보유한 콘텐츠의 가치는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MGM은 2010년 파산 신청에 이어 회생 작업을 거친 뒤 수년간 인수자를 물색해왔다.
WSJ은 이번 협상은 미 통신·미디어 그룹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와 손잡고 OTT 시장에 진출한다는 발표 일주일 뒤 나왔다면서 앞으로 OTT 시장이 신규 진출과 합종연횡으로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NBC방송과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 컴캐스트는 지난해 7월 OTT 서비스 ‘피콕’을 출범했고, 방송사 CBS와 파라마운트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는 비아콤CBS은 지난 3월 파라마운트플러스 OTT 서비스를 내놨다.
전통 미디어 기업들은 OTT 시장으로의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M&A나 사업제휴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WSJ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간의 합병이 경쟁사들로 하여금 결정적 한방을 고민하게 만들었다며 다른 경쟁사들도 유사한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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