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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30% 앱통행세' 철퇴 맞나…법정 선 팀쿡 "인앱결제 없으면 엉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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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인앱결제(앱 내 결제) 시스템이 없으면 엉망이 될 것이다." 이른바 '앱 통행세' 논란으로 법정에 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개발사들에게 자사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며 무려 30%의 수수료를 떼고 있는 현 앱스토어 운영 체계가 '돈' 때문이 아닌 '이용자를 위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애플의 수수료 운영 정책에 반발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 당한 인기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해당 게임에서만 30% 수수료를 통해 1억달러 이상을 벌어 들였고,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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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팀 쿡 "돈에 대해서 전혀 생각 안 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쿡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우리는 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용자에 대해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구글과 함께 앱 생태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높은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는 에픽게임즈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이날 쿡 CEO는 4시간 이상 출석해 앱스토어의 수수료정책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애플은 자사 앱마켓인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에 수수료 30%가 발생하는 인앱 결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게임 아이템에 1만원을 결제할 시 애플이 3000원을 챙기는 구조다.


쿡 CEO는 애플이 1주일에 약 10만개의 앱을 살펴보고 이 중 4만개는 퇴출하는 등 모든 앱을 꾸준히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이용자들의 보안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절차를 없앨 경우 앱스토어가 난장판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이용자에게도 끔찍하지만 개발자에게도 끔찍할 것"이라며 "개발자들도 앱스토어가 거래에 안전한 장소가 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쿡 CEO는 앱 생태계를 위한 애플의 투자가 개발자들에게도 많은 가치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발사들에게)독자 결제를 허용하면 본질적으로 애플이 지식재산권으로 얻을 수익을 모두 포기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그간 애플이 앱통행세 논란에 대해 밝혀온 공식 메시지와 모두 동일한 맥락이다. 쿡 CEO는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앱스토어는 사용자에게는 소프트웨어 혁명을, 수백명의 기업가·창작자·개발자에게는 경제적 기적을 제공했다"며 "애플은 그 어떤 시장에서도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반독점 논란, 앱통행세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었다.


WSJ는 "쿡 CEO가 의회 청문회에 나간 적은 있지만, 법정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애플은 그가 재판관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밝힐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이번 출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반독점 소송에서 통상 원고가 불리하게 작용되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수료 정책 반발한 에픽게임즈 퇴출→법정공방 이어져

이번 소송전은 작년 8월 애플이 앱스토어의 결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에픽게임즈를 퇴출 시키면서 본격화됐다. 앞서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자체적으로 아이템 구입이 가능한 인앱 결제 기능을 구축한 데 따른 조치다.


퇴출 조치를 받은 에픽게임즈는 즉각 애플을 고소했다. 골자는 애플이 경쟁 앱마켓의 등장을 가로막으면서 앱스토어를 독점 운영하고 있고,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애플과 구글은 기기 판매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고 어떤 식으로든 수수료 30% 정책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개발자와의 비즈니스 방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스토어 외 다른 앱마켓을 허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앱마켓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 구글 등 앱마켓 공룡의 수수료 정책은 반독점 이슈와 맞물려 미국 하원에서도 "날강도짓"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규제 기관의 조사대상에 까지 오른 상태다. 하지만 퇴출-소송으로 이어진 에픽게임즈 사례는 절대 갑의 위치인 앱마켓 공룡과 개발사 간 갈등이 그만큼 심각해졌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소송을 계기로 플랫폼 업체에 맞대응할 '앱 공정성 연합(CAF)'도 결성됐다. 연합에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인 스포티파이, 데이팅 앱 '틴더'의 운영사 매치그룹 등이 참여했다.


◆앱 비즈니스 지형 뒤흔들 세기의 재판

이번 소송은 연간 1000억달러 규모의 앱 비즈니스를 뒤흔들 세기의 재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앱 개발사와 앱마켓 운영사 간 사이의 관행적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 거대 앱마켓 사업자의 독점 행위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앱 비즈니스 지형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애플이 패소할 경우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가 지배해온 앱마켓 시장이 무너지고 기존 앱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각국 경쟁당국의 빅테크 반독점 규제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A타임스는 재판에 앞서 "앱스토어를 철권 통치해온 애플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재판 과정에서 주요 외신들은 30% 수수료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애플이 그간 포트나이트로 벌어 들인 수수료 수익만 1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달부터 막 오른 공판에서 공개된 매출 추정치 등을 기반으로 한 수치다. 애플은 지난 11개월 간 앱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마케팅에 1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에픽게임즈측 변호사는 "1억달러 매출에 100만달러 지출은 대단한 거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애플은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반독점 문제로 코너에 몰려 있다. 지난해 공개된 미국 하원 법사위 산하 반독점소위의 보고서에는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 독점력이 이들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준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앱마켓 독점 금지 법안이 통과되는 등 각 주 의회에서도 앱마켓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규제 법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관련 앱스토어 규정이 반독점을 위반했다는 예비결론을 내린 상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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