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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씨 사고 지역서도 자리깔고 "마셔"…방역·사고 위험 잊은 한강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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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0시 영업제한에 한강으로
공원 잔디밭마다 돗자리 술판
밤 깊어지자 턱스크·고성방가
손정민씨 사고 지역서도 "마셔"
방역·사고 위험 잊은 밤 풍경

지난 18일 밤 11시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나들이객들이 음주를 즐기고 있다.

지난 18일 밤 11시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나들이객들이 음주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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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이정윤 기자]"맥주, 안주 맘껏 시켜. 자리잡고 기다릴게"


서울 홍대·강남 등 번화가에서 들릴 법한 소리지만 지난 18일 밤 10시 여의도 한강공원 앞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마포대교 인근부터 마포나루역까지 이어진 500m 가량의 잔디밭은 나들이객들로 빼곡히 들어 찼다. 휴일인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직장 동료, 친구, 가족들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이들은 돗자리를 깔고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저마다 한손에는 맥주캔이나 잔을 든 모습이다. 배달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배달존에는 치킨·피자 등을 손에 쥔 이들의 웃음 소리가 이어졌다.

밤 10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가 내려진 지 6개월째, 한강공원은 방역 피로감과 더워진 날씨를 식혀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강공원을 찾은 대학생 박수빈(23)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밤 10시까지만 같이 있기에는 아쉬웠다"며 "(감염 위험이 덜한)야외이고 시원한 한강에서 맥주 한 잔만 더하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배달음식과 맥주를 파는 상점들은 불야성이다. 인근 편의점 업주 "5월부터 이렇게 사람이 붐비기는 처음"이라며 "술에 취한 손님이 많지만 대체로 방역수칙과 매너를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밤 11시께 서울 반포한강공원. 술집과 음식점 등이 오후 10시에 영업을 종료하자 술을 마시기 위해 2차로 한강공원을 찾은 이들이 상당수였다. 직장인 김모(34)씨는 "내일 쉬는 날이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식당이 문을 닫아 2차 갈 곳을 찾았다"면서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비도 그쳐서 맥주 한 잔 하기에 한강이 괜찮을 것 같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잔디밭에서 나들이객 수백명이 돗자리를 깔고 음주를 즐기고 있다.

지난 18일 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잔디밭에서 나들이객 수백명이 돗자리를 깔고 음주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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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가 넘어가면서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은 무뎌지고 취객이 늘어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착용하지 않고 대화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장인 전모(37)씨는 "다른 무리의 사람들과는 떨어져 앉아 코로나19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원 주변에는 다 마신 맥주캔이 찌그러진 채 나뒹굴기도 했다. 또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실종 추정 지역 인근에서도 돗자리를 깔고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강 기슭과 가까운 경사면에 앉아 맥주를 들이키는 일행도 있었다. 불과 40여m 떨어진 벤치에 손씨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가득한 것과는 딴판이었다. 인근 편의점 직원은 "날씨가 풀리니깐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다"면서 "대학생 실종 사건 이전과 이후 술을 찾는 사람 수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강 공원은 코로나19 상황서 ‘2차 장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심야시간 안전 사고와 주취 폭행 등 사건·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11시20분께는 서울 잠실한강공원서 구토를 하다 한강변에 빠진 남성 A(20)씨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 방문객 증가에 따라 이달 31일까지 한강공원 특별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여부, 5인 이상이 모여 음주·취식 행위를 집중 점검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한강공원 음주 규제는 단기간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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