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인스타그램 팔로워 128만여명
농협은행, 공격적 마케팅에 1년새 20만명 ↑
브랜드 노출에 보수적 이미지 탈피 효과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시중은행들의 인스타그램 마케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산업 전반의 디지털ㆍ모바일 혁신에 따라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붙잡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주요 시중은행들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추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약 127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튜브 계정 구독자 116만7700명을 앞지르는 수치다. 게시글도 총 3597개로 일주일에 3~4회씩 올라오고 있다.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시중은행은 NH농협은행으로 76만5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2위는 22만명이 팔로우하는 신한은행이고 KB국민은행이 16만4000여명이다. 다음으로 우리(7만6000명), 하나(5만4000명) 순이었다. SC제일은행과 IBK기업은행도 각각 5만5000명, 4만5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마케팅 열풍에 지난해 5월에는 KDB산업은행도 페이지 운영에 나섰다.
금융사 계정의 팔로워 증가세 또한 매우 가파르다는 평가다. NH농협은행의 경우 1년전 55만명에서 주 2회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용 이벤트를 펼치며 20만명이 늘었다. 출근길에 계정을 팔로우하면 30분 만에 당첨자를 발표해 커피 쿠폰을 제공하거나,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경품을 지급하는 식이다.
다른 은행과 달리 일반 고객 6600명과 직접 팔로우 관계를 맺고 친근하게 소통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SNS 운영자를 ‘농협은행 대장’이란 뜻의 ‘농대장’으로, 팔로워는 친한 친구의 순우리말 ‘아띠’를 붙여 ‘농아띠’로 칭하는 노력이 일례다. 이름은 공모 이벤트를 통해 고객이 직접 선정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MZ세대를 포함해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마케팅의 일환”이라면서 “유용한 정보가 될 만한 금융 콘텐츠를 포함해 스낵성 콘텐츠와 참여가 쉬운 이벤트로 구성돼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의 운영 목적은 “팔로워와의 소통 및 홍보, SNS 채널 확대”라는 게 이 관계자의 평가다.
MZ세대 인스타그램 이용률 압도적…"보수적 이미지 탈피 효과"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7만명 남짓하던 팔로워가 22만명까지 늘었다. 신한은행은 2016년 처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후 지난해 초 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운영목적과 콘텐츠 방향, 콘셉트를 모두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신한은행의 인공지능(AI) 은행원 ‘몰리’를 캐릭터화해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됐던 상반기 디지털 인재 채용을 인스타그램 내 ‘IGTV’를 통해 공고하거나, 내부 숏폼 동영상 콘텐츠인 ‘릴스’를 활용해 자사 캐릭터를 홍보하기도 했다.
국민은행도 2016년 처음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오픈했다. 각종 시리즈물과 웹툰 등을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금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상 이야기도 담는다. ‘굳세어라 김계장’ 시리즈를 통해서 직장인들의 하루를 풀어낸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걱정말아요’라는 웹툰을 통해 봄맞이 쇼핑, 가면증후군 등을 다뤘다.
은행들이 인스타그램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큰 데다 무겁고 진부한 시중은행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디지털랩 DMC미디어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SNS 사용률은 세계 3위 수준이다. 특히 20ㆍ30대의 인스타그램 월평균 이용자는 933만명으로 SNS 중 가장 많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도 국내 인스타그램 사용자와 이용시간이 모두 페이스북보다 앞섰다는 통계가 나왔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1424만명이 이용했던 반면 페이스북은 1016만명에 그쳤다. 이용시간도 인스타그램이 47억분을 기록해 페이스북(39억분)을 앞질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은 정규광고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시중은행의 모습을 보여주기 용이하다"며 "젊은 세대와 친근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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