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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소부장 '당당한 주역' 주성엔지니어링…“가격보다 기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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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반도체 품귀에 '퀀텀점프' 기대…수주잔고만 1130억원
R&D+인프라 투자 1조3000억…내년 7월 신공장 증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왼쪽)가 연구센터를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 =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왼쪽)가 연구센터를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 = 주성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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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힘입어 ‘퀀텀 점프’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장비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제조장비 발주는 설비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호황기에 집중되는 까닭이다. 여기에 올해로 이월된 수주잔고만 1130억원 규모고 새로운 고객사도 상당수 확보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설립 후 25년 동안 확보한 고객보다 최근 2년 동안 개척한 고객이 월등히 많다"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와 회사의 혁신 이미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18일 회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52억원)보다 113.9% 늘어난 7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1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2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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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아닌 혁신 추구…R&D 비율 20% 이상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네덜란드 ASML 등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포진한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계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시작부터 ‘장밋빛’은 아니었다. 뒤늦게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한국 기업들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던 탓이다. 황 대표는 "1990년대 초에는 반도체 제조장비에 국산 나사 하나조차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당시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에서 일했는데 해외 엔지니어와 동일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심부름꾼’ 취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결국 독자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1993년 회사를 창업한 후 2년간 반도체 장비를 수리하며 연구개발(R&D) 자금을 모았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며 1995년부터 반도체 장비 생산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3년 후에는 기업 부설 반도체연구소를 설립하고 R&D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황 대표가 경계한 건 ‘모방’이었다. 한국 기업은 해외 기술을 모방해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인식 때문에 초기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은 영향이다. 선두주자들을 따라하는 모방을 통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황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해외 수요기업들이 한국 장비사와 협력하면 자사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계약을 꺼렸다"면서 "혁신기술을 확보해도 ‘베끼지 않는다’는 신뢰를 쌓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제조장비 'SDP CVD'

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제조장비 'SDP C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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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아닌 기술로 승부하는 회사

그 결과 주성엔지니어링은 가격이 아닌 기술로 승부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소부장 기업 대부분이 외산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의 장비 단가는 오히려 글로벌 대형 장비사들의 제품보다 높은 편이다. 황 대표는 "반도체 고객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형 장비사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의 고객으로 넘어오는 게 아니다"라며 "고객사들이 우리 장비를 찾는 이유는 오직 기술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핵심 부품인 트랜지스터(전류·전압을 조정하는 스위치)와 커패시터(전하를 저장하는 장치) 제조장비 등 18개의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관련 특허는 2167개로 국내 업계 1위다.


R&D를 향한 황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회사의 R&D 인력은 500여명의 직원 중 66.4%다. 글로벌 톱5 장비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평균 15% 내외였던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매년 20%를 넘겼다. 설립 후 현재까지 R&D에 투자한 비용을 합하면 8000억원 규모다. 용인 R&D 센터 등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포함하면 1조3000억원을 넘긴다.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최근 363억원 규모의 신규시설 투자도 결정했다. 반도체는 물론 회사의 또다른 성장동력인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요 증가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내년 7월까지 경기 광주에 위치한 본사에 연면적 2만1700㎡ 규모의 신공장을 증축한다. 황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반도체 수요는 늘어난다"면서 "(반도체) 품귀 현상의 해법은 결국 설비투자에 있다"고 밝혔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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