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중위 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평균 16.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PIR(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3분위 가구 및 3분위 주택가격 기준 16.8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지금 가장 힘들다는 얘기다.
PIR은 집값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집값과 소득은 각각 1분위(하위 20%)에서 5분위(상위 20%)로 분류된다. 그 결과 하위 20% 계층이 상위 가격대 집을 사는데 101.5년이 걸리고, 중간 소득 가구가 하위 20% 집을 7.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 3분위 가구가 3분위 주택을 사는데는 6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과 서울의 격차는 10.8년으로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서울에서 PIR이 가장 낮았던 때는 2014년 9월로, 8.8년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3년 7개월여 동안 6년이 늘었다. 근로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소득 만으로는 더이상 아파트 매매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3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462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KB리브부동산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말 9억4741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5%(4990만원) 늘었다. 전국 기준으로는 4억3561만원으로 21.1%(7604만원)나 뛴 것으로 집계됐다.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 내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HAI) 역시 44.1로,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HAI는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100보다 클수록 큰 무리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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