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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없이 쏘고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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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사수 진종오 일곱 번째 올림픽메달 사냥
10m 공기권총 대표선발전서 극적으로 도쿄行 티켓 따내

진종오가 3일 신구대학교 사격연구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진종오가 3일 신구대학교 사격연구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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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대표선발전. 전세는 불리하게 전개됐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579점으로 9위. 분발했으나 4차전까지 7위(2313점)에 그쳤다. 마지막 5차전에서 세계기록을 쏴도 뒤집기 어려워 보였다. "다 끝났다고 푸념했죠. 기록 차이가 너무 컸어요. 정말이지, 포기할까 생각했죠."


한국 사격 간판 진종오(42·서울시청)의 고백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네 개나 딴 베테랑이지만 심각한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부진한 성적 때문만이 아니었다. 대표선발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취소된 사격대회.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 훈련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독하게 마음먹고 훈련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계획에 계속 이상이 생기면서 경기 감각과 신체 리듬이 흐트러졌죠. 개인 훈련조차 어렵더군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 사격장이 문을 닫아야 해 집에 있는 시간만 점점 늘어갔죠."


대표선발전에서 불안한 예감이 적중하자 마음은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하지만 진종오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발까지 쏘지 않으면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단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경기 감각도 슬슬 올라오더라고요. 선발전이 몇 번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저 자신을 돌아본 듯해요. 준비를 조금 더 많이 했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테니까요."


진종오가 3일 신구대학교 사격연구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진종오가 3일 신구대학교 사격연구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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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5차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585점을 쏴 한승우(창원시청)와 공동 2위(2898점)가 됐다. 마지막 사격에서 기록한 10점 만점이 주효했다. 대표선발전에서 동점자가 나오면 우선순위는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얻은 선수에게 돌아간다. 2018년 창원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가져온 진종오는 결국 극적으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에서 통산 일곱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성적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려고요.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어렵게 대표팀에 뽑힌 만큼 후회 없이 쏘고 오겠습니다."


그는 택티컬리스트 진종오 사격장에서 날마다 300발씩 쏘며 기량을 다듬는다. 체력 보강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불혹을 넘으니 쉽게 피로가 느껴진단다. 회복 속도마저 더뎌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꾸준히 지속한다고. 다음 달 대표팀에 합류해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심산이다.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유지한 건 30%의 재능과 70%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유지하려면 더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열심히 준비해서 도쿄는 물론 파리 올림픽까지 도전해보겠습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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