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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日"마셔도 돼" 망언에 韓 부글부글…"거짓말·사기" 비판 속 일부 동조

최종수정 2021.04.15 16:25 기사입력 2021.04.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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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위험성 분명" 조목 조목 비판…원자력 학계-업계에선 "기준치 이하면 안전" 동조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진보당 정당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진보당 정당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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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ㆍ중국이 원전에서 배출하는 것보다 농도가 낮다. 그 물을 마셔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이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하는 말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상 '사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위험 주장이 과학적으로 과장돼 있고, '기준치 이하' 방류라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외교적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자칫 국론 분열은 물론 효과적인 대응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 '안전하다'는 거짓말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관련 부처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2011년 이후 쌓여 온 125만t 가량의 오염수를 '처리수'(treated water)라고 부른다. 다핵종제거장비(ALPS)를 동원해 삼중수소(트리튬)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없앴으니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도쿄전력 조차도 2018년,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처리된 오염수의 80% 가량에서 인체에 유해한 세슘-137, 요오드-131, 스트론튬-90 등 핵종들이 기준치 이상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도 "그렇다면 마셔서 처리하지 그러냐"는 비난이 들끓었다. 도쿄전력은 뒤늦게 올해 초 2000t 가량의 처리 오염수를 시범삼아 재차 처리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김익중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일본이 사용했다는 ALPS 장비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으며 어떤 핵종이 얼마나 남아 있는 지에 대해서도 한번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것은 과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전혀 할 수 없는 말로 사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한국지부 탈핵캠페인 팀장은 "후쿠시마 지역 언론 보도로 ALPS 장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세슘은 100배, 스트론튬-90은 2만배 이상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바 있다"면서 "오염수를 이 시점에서 방출하려는 것은 도쿄 올림픽을 앞둔 정치적 이유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진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도 "2020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73%의 탱크에서 법적 허용치의 5배부터 100배 까지의 높은 농도의 요드-129, 스트론튬-90, 루테늄-106 등이 발견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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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수소 유해성 두고도 논란


일본의 주장대로 '제거되지 못한' 방사성 삼중수소만 남아 있더라도 안전성은 여전히 문제다. 현재 일본이 방출하려는 125만t 가량의 오염수에는 약 800만베크렐(Bq) 이상의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모든 원전들이 1년간 배출하는 삼중수소 양의 약 4배에 달한다. 특히 일본은 계획대로라면 향후 30~40년간, 일부 과학계에선 향후 약 100년 정도 오염수 추가 배출을 예상한다. 매년 수만~수십만t의 오염수가 태평양 내부에서 확산되면 그 위해 정도를 짐작하기 조차 어렵다.


송 책임연구원은 "일본이 제안하고 있는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연간 방출량은 그 동안 국제 사회에서 해양으로 방출해 왔던 수준이라서 IAEA 전문가들이 일본의 방출 계획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들을 내놓기도 한다"면서도 "2019년 일본이 발표한 오염수 방류계획을 보면 앞으로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방류하겠다는 것이어서 앞으로 30-40 여년에 걸쳐서 이 오염수를 어떻게 관리하고 방출할 것인가가 실제적으로 과학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측치 못한 사고에 대한 대비한 수산물을 포함한 수상 생태계 오염 및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 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우라늄 연료의 양은 100t으로 원자폭탄 1기(10kg)에 쓰이는 것보다 1만배가 많으며 그만큼 배출되는 방사능양도 많다는 의미"라며 "폭탄이 일시적인 파괴력으로 피해를 준다면 원전 사고는 만성적인 피폭과 환경 오염으로 피해를 입힌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마리 팀장도 "삼중수소가 기준치 이하로 희석되면 안전하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원전 옹호주의자들의 시각"이라며 "총량은 결국 동일하며 반감기와 희석을 감안하더라도 오염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이어진 가운데 14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이어진 가운데 14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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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희석된 후 영향은?


일본이 배출한 오염수가 언제 우리나라에 도달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두고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는 일단 해류의 흐름으로 봤을 때 동쪽으로 밀려가 태평양을 건너 북미 대륙에 부딪힌 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북태평양, 필리핀을 경유해 각각 일본 근해 및 우리나라 남해쪽으로 돌아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시기와 관련해 여러 주장이 나온다. 빠른 시일에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에서 20~30년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는 2019년 8월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게 되면 동중국해로 퍼진 뒤 쿠루시오 해류ㆍ쓰나미 난류를 타고 1년 안에 우리나라 동해로 유입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 후쿠시마대학에서도 오염수가 약 7개월(220일) 안에 제주도에, 약 13개월(400일) 안에 동해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었다. 그러나 유엔 과학위원회(UNSCEAR)는 2017년 시뮬레이션 결과 4~5년 후 미국 서부해안에 도달한 후 20년 후 전 태평양으로 확산되고, 30년 후 인도양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위험하다'는 쪽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 전 위원은 "원자로에 구멍이 나서 핵 연료가 새어나온 상황에서 발생한 오염수인데,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정보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몇t 인지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면서 "한국 원전의 방류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초고농도의 오염수로 몇억배나 몇조배 수준으로 위험한 물질"이라고 주장했다. 장 팀장도 "오염수가 우리 바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연안까지 영향을 미치고 태평양 전역을 오염시킬 텐데, 사전 예측 모델링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희석되더라도 100년간 핵무기에나 있는 위험한 물질들을 포함한 엄청난 방사능 물질이 배출되므로 오염 피해를 줄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모든 탱크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고 오염수 정화 설비를 다시 가동해서 핵종의 방사능을 허용치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오염수를 재처리하지 않고 그냥 방출한다면 해양 생태계와 수산물의 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조건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후쿠시마 사고로 나온 방서성 물질은 태평양 바다를 한 번 갔다가 되돌아 오는 동안 완전히 희석돼 그 농도가 매우 낮아져서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면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이)후쿠시마 사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나라 근처 바다에서 방사성세슘(Cs-137)을 측정하고 있지만 그 방사능 농도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비교해 볼 때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 책임연구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측정 결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표층해수층에서 Cs-137은 아예 검출되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조 책임연구원은 또 "만일 일본이 결국 삼중수소 등이 상당량 들어 있는 오염수 상당량을 배출관리 방사능 안전 기준을 만족시켜서 방출한다고 하면, 이 방사능은 해류의 흐름에 따라 태평양으로 조만간 희석되어서, 이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과 주변 바다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 2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능 위험 등의 이유로 도쿄 올림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된 2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능 위험 등의 이유로 도쿄 올림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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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정부는 2012년부터 55억여원을 들여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오염 물질의 해양 확산 모델을 개발해 웹서비스 시스템까지 구축하고 고도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오염수 관련 성분ㆍ농도, 방출 시기ㆍ양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무용지물'인 상태다,


서경석 원자력연구원 환경ㆍ재해평가연구부장은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방출량과 방출 시점, 방출 농도, 오염수 내에 있는 핵종 같은 핵심 정보가 있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런 정보들을 정확히 제공하지 않아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제대로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 강화, 중국 등 관련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한 외교적 압박 등이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정부도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린피스 등 시민ㆍ환경단체들은 적극 환영하고 있다. 장 팀장은 "일본은 국제해양법 비준 국가인데, 오염 피해가 발생할 때 사전 통보 및 환경영향평가 실시가 의무적인 규정으로 돼 있지만 이를 명백히 어기고 있다"면서 "방류를 막도록 잠정조치를 청구해 받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잠정 조치 자체가 굳이 피해 입증이 필요없는 긴급 구제 조치 성격이어서 얼마든지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도 "외교적으로 압박하고 국제적인 연대와 압력, 국제재판소 제소 등을 통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일본 수산물 수입 규제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지금까지 하던 대로 예산을 더 투입해서 시설을 짓고 오염수를 보관하도록 국제적으로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투명한 정보 공개 및 검증, 주변국들과의 공조 복원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송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지난 10여년간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발표하는 자료에 의존해 폐쇄적인 정책 결정을 하고 있다"면서 "30-40년에 걸친 장기적인 오염수 방출은 분명히 해양 생태계의 오염과 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에 대해 주변국과 공조를 하고 주요 정책 결정 부분에서는 주변국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에게 오염수 관리, 해양 생태계의 오염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 분야에서 공동 조사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방출할 양과 방법을 결정하는 것을 제안해야 한다"며 "일본 수산물에 대한 기존의 엄격한 검역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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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공학계 '냉소'


그러나 국내에서도 일본의 방류 입장에 대해 손을 들어 주는 이들이 있다. 자칫 내부 갈등으로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한 채 '눈 뜨고 당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을 비판하며 '그린 원전'을 주장해 온 원자력 학계ㆍ업계의 전문가ㆍ학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미국ㆍ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후 삼중수소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시켜 방류하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며 위험성 주장을 "과학적으로 과정됐다"고 비판한다.


실제 정부가 설립한 공식 연구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의 한 관계자도 이날 "큰 위협이 아니라고 보냐"는 취지의 공식적인 인터뷰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25만t에 포함된 삼중수소 총 방사능은 1000조Bq 정도로 현재 지구 환경에 존재하는 삼중수소 방사능 총량의 약 0.0014% 정도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또 국민들이 소량이라도 인체 내 누적에 따른 내부 피폭의 위험성을 걱정한다고 묻자 "삼중수소를 포함한 모든 방사성핵종은 만일 인체 내로 유입된 경우에 그 핵종들은 체내에서 각각 고유한 신진대사 과정을 거친 후 각각 고유한 생물학적 반감기를 가지고 체외로 빠져나간다"며 "삼중수소수(HTO) 형태로 체내로 유입된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4일 내지 18일로서 평균 10일 정도"라는 답을 내놨다.


일본 정부가 밝힌 계획대로 기준치 이하로 배출한다면 영향이 미미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정보는 다음 웹싸이트에서 볼 수 있다"며 도쿄전력ㆍ후쿠시마현 등의 홈페이지 주소를 제시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일본이 오염수를 음용수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희석 배출해 유해성은 실질적으로 제로(0)"라며 "과학적으로 위험이 과장돼 있어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지난해 10월 관련 부처 TF에서 "일본의 ALPS장비 성능에 문제가 없다. 오염수 방류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일부 전문가 차원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한 상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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