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글로벌시장 진출’은 카카오의 오래된 숙제다. 카카오는 이용자 4598만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갖고 있지만 내수용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난 1월 웹툰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와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엔터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중국·인도로 간다
15일 카카오엔터에 따르면 카카오 웹툰은 오는 6월 대만을 시작으로 중화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연내에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한다. 카카오엔터 페이지컴퍼니(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12월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진출이 까다로운 중국시장을 홍콩 법인과 텐센트의 합작법인을 통해 뚫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텐센트는 계열사 스카이블루, TCH 등을 통해 카카오페이지 지분을 각각 6.72%, 3.75% 보유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중국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전 세계 2위 콘텐츠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만화, 드라마, 영화 등 중국의 콘텐츠시장 규모는 미국 다음으로 크다. 중국의 콘텐츠시장 규모는 3601억달러(약 405조원), 미국은 8620억달러(약 969조원) 수준이다. 한국은 636억달러(약 72조원) 규모다. 카카오엔터는 인구수 13억명에 달하는 인도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인도는 콘텐츠시장이 11.7%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하반기 인도 진출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카카오페이지 웹툰 지식재산권(IP)의 해외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다. 만화강국인 일본에서도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앱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을 픽코마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픽코마의 K-웹툰 비율은 1% 내외지만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에서 선방하면서 카카오페이지의 통합 IP 거래액 역시 2019년 3200억원에서 지난해 5300억원으로 66% 성장했다.
올해 1조원 어디에 투자할까
카카오엔터는 특히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내년 상장을 앞두고 올해 8억8900만달러(약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카카오 웹툰 플랫폼을 전 세계에 구축하는 것"이라며 "현재 목표의 10%가량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공격적으로 해외 플랫폼 인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다. 카카오엔터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현재 최대주주이기도 한 카카오페이지는 주요 IP를 타파스미디어에 공급 중이다. 이 외에도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는 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최근엔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인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카카오의 글로벌 웹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한류 4.0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 성공 가능성이 긍정적인 상황"이라면서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일본시장에서 기반을 갖추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점점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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