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위해 '석탄발전 상한제'와 연계해 시행
발전사, 연료비·고정비 등 포함해 입찰가 제시…석탄발전기 시장 퇴출 유도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석탄발전사를 대상으로 가격입찰제를 실시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발전량을 제한하는 석탄발전 상한제를 도입함에 따라 남아도는 발전기 간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비용이 높은 발전기는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가격입찰제가 기후·환경비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석탄발전기 가동시 연료비 뿐 아니라 환경비용 등을 포함해 경쟁을 시키는 가격입찰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한국전력거래소와 입찰방식 등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석탄발전기를 돌릴 때 연료비만 따졌지만 앞으로는 연료비 외에도 고정비, 영업이익률 등을 모두 고려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발전기부터 돌린다는 방침"이라며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석탄 발전량을 제한하고, 이 과정에서 가격입찰제를 통해 남는 발전기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입찰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친환경 전력생산을 위해서다. 석탄은 연료비가 1kWh당 40원으로 LNG(1kWh당 60~180원) 보다 저렴해 그동안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전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탄소 감축 등 친환경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탈바꿈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LNG의 두 배에 이른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결국 석탄발전 가동을 줄여야 하는데, 이 중 발전비용이 높은 발전기의 가동을 중단시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석탄발전기 가격입찰제가 도입되면 발전비용 산정시 기존에는 연료비만 고려했지만 앞으로는 연료비 외에 인건비·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영업이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게 된다. 석탄발전기의 경우 발전소 1기당 건설비는 4조원으로 LNG의 4배, 유지인력도 LNG의 2배 규모로 고정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단순 연료비만 따졌던 기존 '변동비반영시장(CBP)' 방식 보다 '가격입찰제(PBP)'에서 발전비용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2001년 전력시장 개설 후 CBP를 한시적으로 도입한 후 2003년부터 발전기 간 경쟁 활성화를 위해 가격입찰제를 시행하려고 한 바 있다.
현재 미국·유럽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시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환경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석탄발전량 비중을 2019년 40.4%에서 2030년 29.9%로 감축하기로 했다. 국가별 석탄발전량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이 2017년 기준 45.4%로 독일(38.7%), 일본(32.9%), 미국(30.8%), 영국(6.9%), 프랑스(2.7%) 보다 높은 편이다.
현재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탄발전 상한제 등을 포함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산업부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석탄발전이 제한되면서 기후·환경비용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연료비가 싼 석탄발전기 대신 LNG 발전기 가동을 늘리게 되면 전력생산비용이 증가하고, 한국전력의 전력구매비용 상승 및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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