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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실마리, 韓 연구진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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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철 경상국립대 연구팀, 유연한 다공성 소재 활용해 액체질소 사용 가능성 확인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캠페인 선포식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캠페인 선포식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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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가 한국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오현철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팀은 박지태 뮌헨공대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유연한 다공성 소재에서 수소 동위원소의 확산 속도 차이가 고온에서 더욱 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수소 동위원소란 수소, 중수소, 삼중수소 등 원자번호는 같지만 원자량이 달라 무게 차이가 있는 원소군을 말한다. 이들이 서로 섞여 있는 물질은 극저온에서 물리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중 '삼중수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돼 있는 주요 오염 물질(핵종)로 분리ㆍ추출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운동 양자체 효과(Kinetic Quantum Sieving Effect)를 이용해 삼중수소를 분리해 추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저온에서 무거운 동위원소가 가벼운 동위원소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다공성 소재를 이용해 마치 체로 거르는 것(Sieving)처럼 삼중수소를 분리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가 영하 254도의 초극저온이라 고가의 액체 헬륨을 사용해야 해 경제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로 인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처리를 사실상 포기한 채 삼중 수소의 위험성을 부인하면서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日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실마리, 韓 연구진이 찾았다 원본보기 아이콘


오 교수팀 등 국내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 냈다. 기존의 딱딱한 금속의 다공성 소재가 아니라 구조적 유연성을 가진 새로운 다공성 소재를 사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유연한 다공성 소재안에 수소와 중수소를 불어 넣었더니, 기공의 구조가 1차 확장된 후에는 중수소에 의해서만 유연구조가 선택적으로 반응해 추가 확장했다. 특히 이때 공간이 확장되면서 생겨난 여분의 공간을 중수소가 점유하게 되면서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이같은 유연 소재내 확산 속도의 차이는 수소 동위원소 기체의 흡수량이 많아질수록, 온도가 높아질 수록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값 비싼 액체헬륨을 쓰지 않는 대신 액체질소를 써 영하 196도 정도의 저온 상태만 조성하더라도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 속도 차이가 3배 이상이 된다는 점을 밝혀 냈다.


단단한 구조 및 유연한 구조에서의 수소 동위원소 확산계수 비교.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단단한 구조 및 유연한 구조에서의 수소 동위원소 확산계수 비교.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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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구진은 후쿠시마 오염수처럼 액체 상태가 아닌 기체 상태에서 실험했다. 또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 없이 수소ㆍ중수소만 갖고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여서 추가 연구는 여전히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삼중수소의 경우 수소 동위원소 중 가장 무게가 무거워 오히려 중수소보다 더 빨리 확산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같은 원리를 동원해 분리 공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오현철 교수는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사용된 냉각수에는 방서성 삼중수소(반감기 12.4년)이 포함돼 있지만 현재의 오염수 내 삼중수소 처리 기술은 경제성이 낮아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희석시켜 바다로 방류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보다 실용적인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이 개발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이날 오전 0시부로 우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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