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공중화장실 남자소변기 칸막이 키 높이 설치사업 추진
오규석 기장군수 “남성인권도 존중돼야… 코로나19 예방에도 딱 맞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남성이라면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옆에 서서 용변을 보는 타인을 만나는 경우가 흔하다.
무심코 한 곁눈질에 타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받는 일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한 기초자치단체가 이 ‘인권 무시 현장’을 콕 집어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내고 ‘인권 신장’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남자 소변기 칸막이를 성인 키 높이까지 설치하는 사업이 부산 기장군에서 펼쳐지고 있다.
옆에서 용변 보는 이의 옆모습조차 시야에 넣을 필요가 없도록 칸막이가 높아지고 있다.
이 칸막이는 시기도 맞아떨어져 ‘비말’ 전파로 인한 감염병 확산에도 제법 기여할 것으로 기장군 공무원은 크게 기대하고 있다. 식당 테이블이나 카페, 회의장 등에 설치된 투명 칸막이를 보면 이해가 쉽다.
기장군은 군청과 도서관 등 공공청사, 공영주차장, 공원, 복지관, 체육시설 등 관내 공중화장실 내 남자 소변기의 칸막이를 키 높이까지 높여 설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오규석 기장군수는 성인용은 성인 키 높이까지, 어린이용은 어린이 키 높이까지 높여 개인의 인권을 지켜주자는 제안을 하면서 이 ‘남성 인권 신장’ 사업은 캠페인처럼 기장군에서 신속히 전개되고 있다.
오 군수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개인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 화장실 이용할 때는 개인이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상태라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칸막이가 높은 만큼 비말 차단도 가능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타이밍도 적절한 ‘일거양득’ 사업이라는 것이다.
군수의 아이디어는 전광석화처럼 추진됐다. 칸막이 색상과 불투명 재질도 정해졌다.
오 군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시기도 적절해 남자소변기 칸막이 키 높이 설치 사업이 이참에 전국 공중화장실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장군이 관리하는 공중화장실은 기장군 청사와 읍면 청사 68개, 체육시설과 도서관, 복지관 등에 157개, 공원과 해안가 등 94개로 총 319개로 집계됐다.
기장군은 먼저 기장군청과 보건소 남자소변기 43개에 대한 칸막이 설치를 2일까지 완료한다. 앞으로 시설을 관리하는 해당 부서별로 이 ‘남성 인권 신장’ 및 ‘코로나19 예방 사업’은 차례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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