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차선책 주문…정부 "2차 접종 비축분 활용"
만 75세 이상 고령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접종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수급 불안정으로 연기되면서 2분기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국내 백신 공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도입 물량이 줄어들거나 지연되는 사태에 대비해 차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1일 아시아경제와 한 통화에서 "바이러스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는 동일한 아데노바이러스를 1·2차로 나눠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접종 간격이 벌어질수록 효과가 크다"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간격이 8~12주로 권고된 만큼 현재 10주인 예약 기준일을 12주로 늦추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8~12주 간격 그룹과 9~12주 간격 그룹의 효과를 비교해봤는데 9~12주 간격 그룹에서 효과가 더 좋았다"며 "12주로 예약 변경일을 바꾸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분기 도입 예정인 얀센·모더나·노바백스 도입 물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 백신을 검토해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 교수는 "러시아는 1회 접종만으로 85%(잠정 평가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에 대해 조만간 승인할 것"이라면서 "백신 수급 상황에 대비해 우리 정부도 도입을 검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을 위한 비축분을 1차 접종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 사람에게 2회분 모두 맞추는 것보다 1회분을 더 많은 국민에게 접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기석 교수는 "우리나라는 영국·미국처럼 확진자가 쏟아지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1차 접종만 하겠다는 것은 밥을 한 끼만 먹고 버티라는 것"이라며 "1차 접종만으로 항체가 원하는 만큼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이 방심하게 되면 오히려 방역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 간격을 늘리거나 최소잔여형주사기(LDS)를 이용해 접종자를 늘리는 방안이 소폭 도움은 되겠지만 공백기 해소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접종률을 높이는 한편 추가 백신을 미리 확보하고 검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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