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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통과 日 역사교과서, 침략을 '진출'로 미화…가해 역사는 모호하게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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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일본의 역사교과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일본의 역사교과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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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30일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교과서에서는 일본이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 과정에서 일으킨 가해 행위를 희석하거나 모호하게 다룬 표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검정을 통과한 일본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을 '진출'으로 표현한 부분이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시미즈서원 역사총합(종합)은 만주사변이나 중·일 전쟁 등을 다룬 코너에 '일본의 대륙 진출'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데이코쿠서원의 역사총합 역시 만주사변 등에 관해 '중국 대륙 진출'이라고 표기했다.


1995년 일본 정부가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침략'이라고 규정하고 사죄했는데 이런 평가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진출'은 1982년 동북아시아에서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바로 그 용어"라며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이 1982년 수준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위험한 징표"라고 밝혔다.

시미즈서원 교과서는 중·일전쟁 첫해인 1937년 12월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한 것을 다루면서도 포로와 민간인을 마구잡이 살육한 난징 대학살에 관한 설명은 싣지 않았다.


데이코쿠서원 교재는 난징학살을 소개하기는 했으나 "사망자 수를 포함한 실태의 전체상에 관해서는 조사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호하게 기술했다.


희생자 수에 관한 통설이 없다는 이유로 숫자를 아예 생략해 결과적으로 사건의 잔학성을 제대로 알 수 없도록 했다.


제2차 아베 신조 정권 시절 난징학살의 희생자 수를 기재했던 많은 교과서가 검정에서 수정 지시를 받았는데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출판사 측이 애초에 희생자 규모에 관한 구체적 설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이이치가쿠슈샤는 "희생자 수에 관해서는 십수만 명 이상이라는 설, 4만 명 전후라고 하는 설 등 여러 설이 있으나 정확한 숫자를 밝혀지지 않았다"며 "중국 측은 30만 명이라고 하고 있다"며 다양한 견해를 두루 소개해 이와 대비됐다.


시미즈서원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한 것을 기술한 대목에서는 '대동아공영권'을 소개했다.


대동아공영권은 1943년 11월 도조 히데키(1884∼1948) 당시 일본 총리가 아시아 지역 점령지 등의 대표를 모아서 도쿄에서 대동아회의를 열고 발표한 대동아 공동선언에 담긴 개념이다.


이는 아시아 민족이 서구 세력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일본을 중심으로 뭉쳐 대항하자는 주장으로 볼 수 있다.


대동아공영권은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일본의 식민지나 점령지가 독립하지 못하게 하려고 고안된 것이며 역사적 배경을 비판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제국주의·군국주의 옹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런데도 시미즈서원 교과서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표방을 서구의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할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 일본에 협력하는 지도자도 있었다고 기술했고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한반도 민중의 반발 등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시미즈서원 교과서는 "식민지, 점령지, 전장이 된 아시아 여러 지역의 인적, 물적 피해는 심대했다"고 서술하는데 그쳤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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