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최근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로 인해 중국에 이어 일본 선박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몸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의 잦은 고장 사례는 이제 너무 익숙해져 버린 정도인데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는 빈약한 명분을 이유로 선박 품질의 신뢰성도 사라졌다"며 "한국 조선업으로 선박 주문량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은 일본 이마바리 조선이 2018년에 인도한 '에버 기븐(Ever Given)'이며 이 선박에는 스크러버(Scrubber습식세정집진장치)가 설치됐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개방형 스크러버를 가동하는 선박하게 벌금을 부과,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 스크러버에서 발생한 오수를 배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버기븐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저황유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연료특성 차이로 추진엔진이 손상돼 추진력을 잃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해상 교통로에서 선박이 강풍에 휘청거릴 정도라면, 조선소의 기본 설계능력과 선박의 품질에 대한 담당 선급의 검사 과정을 두고 선주사와 해상 보험사의 문제 제기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박 연구원은 "선체가 받게 될 풍향과 풍속을 고려해 요구되는 추진 속도에 대한 설계상의 오류 및 문제점에 대한 책임 여부는 곧 담 당 선급의 책임론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도 지난 26일 해운주만 아니라 조선주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종가 기준 한국조선해양 전일대비 11.39% 급등했고, 장중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미포조선(10.21%)도 장중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우조선해양(6.95%)과 삼성중공업(6%)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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