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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늙어간다]제조업 강국 독일의 비결…“직업계高 학생 95% 매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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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습 병행, 국가가 관리
학습력 취약한 학생도 지원
“대기업-中企 임금 차이 적어”
국내는 3년새 취업률 반토막

[공장이 늙어간다]제조업 강국 독일의 비결…“직업계高 학생 95% 매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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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독일에선 해마다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 60여만명이 제조업체에 취업합니다. 노·사·정은 산학 연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기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조업 강국 독일의 일자리 창출 비결을 ‘체계적인 직업계고 시스템’으로 꼽았다. ‘청년 노동시장 및 고용정책 해외사례 심층연구: 독일’ 보고서(2018년) 등 독일 노동시장과 고용정책을 꾸준히 연구해 온 김 연구위원은 "독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조건 차이가 적어 노동자들의 이동이 많지 않다"면서 "숙련공이 이탈하지 않고 노동시장 이중구조화가 심화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일 직업계고 학생들은 ‘일학습 병행 사업’으로 입학 후부터 학교와 제조업체를 오가며 교육을 받는다. 독일은 우리나라의 고용노동부격인 연방고용청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이 사업을 관리하고 장려한다. 1년에 한 번씩 노·사·정이 사업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산학연계에 참여할 기업 리스트를 정리한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은 독일 직업계고 학생과 사업에 참여한 기업 간 매칭 비율은 90~95%에 이른다. 정상적으로 직업계고를 졸업한 학생에 대해선 사실상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독일의 성과엔 사회·문화적 배경이 있다는 평가다. 독일은 기업별 노조를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와 달리 산별 노조 중심이라 제조업 내에선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 등이 크지 않다.


독일 기업들의 공동체 의식은 또 다른 배경이다. 현재의 협동조합 개념인 길드(guild) 문화가 중세시대에 발달한 영향으로 ‘후속 세대는 우리가 키워야 한다’는 의식을 공유한다. 김 연구위원은 "독일 기업들은 단기적 비용 편익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직업계고 학생 교육에 접근한다"며서 "당장 생산성이 높지 않아도 잠재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한 명까지 책임진다’는 정부의 의지도 한몫 했다. 김 연구위원은 "독일은 학습능력이 취약한 직업계고 학생도 적절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면서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기업과 매칭될 기회가 있는 게 독일 노동시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일학습 병행 사업이 있지만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최근 3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교육통계연감을 보면 취업률은 2017년 50.6%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27.7%로 감소했다. 반면 진학률은 2017년 32.5%에서 지난해 42.5%까지 올랐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의 본래 취지가 고졸 인재 양성에 있다는 걸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배호영 중소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직업계고에 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사회적 인식과 임금 격차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배 연구위원은 "산별 노조 중심의 노동시장은 역사적 맥락 등과 관련돼 무작정 따라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독일의 공고한 직업계고 시스템에서 중소제조업의 청년 인력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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