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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메타버스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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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순천향대학교는 SK텔레콤과 협조해 비대면으로 신입생 입학식을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진행했다. 대학의 대운동장을 실제와 흡사한 가상현실 지도로 구현했다. 입학식 프로그램은 가상의 대형 전광판에 소개됐고 신입생들은 아바타가 돼 입학식에 입장했다. 담당 교수와의 상견례는 물론 캠퍼스 투어까지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이뤄졌다.


요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위키백과에 의하면 가상·초월이란 뜻의 '메타'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공존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를 관통한다. 아바타의 형태로 개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놀이와 업무 등 현실의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용자는 고글과 이어폰 등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해 서버에 접속한다.

단순한 놀이의 영역도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메타버스 가상공간인 '제페토'에서 걸그룹 블랙핑크의 사인회가 있었는데 전세계 5000만 팬들이 아바타를 만들어 블랙핑크 아바타로부터 사인을 받았다. 같은 달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처음 발표된 곳도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였다. 포트나이트는 미국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이 가상 콘서트를 개최해 1230만명이 몰린 선례가 있다. 벌어들인 수익만 2000만달러에 달한다. 미 대선 후보자였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닌텐도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바이든 섬을 만들어 선거캠프로 활용했다. 현대자동차는 신차 모형을 가상공간에서 품평하는 가상현실(VR) 회의도 열었다.


가상의 부동산을 파는 곳도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어스2'는 가상세계에서 지구의 부동산을 판매한다. 청와대가 포함된 땅이 지난해 11월 10일 중국 사람에게 단돈 56.67달러에 팔렸고 코엑스와 강남 일대 아파트도 팔렸다고 한다.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과 함께 가상세계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 열기로 이어졌다. 지구 표면적 5억1000만k㎡를 100㎡ 넓이 1개 타일로 나누니 5조1000억개 정도의 타일이 나온다. 타일 1개당 0.1달러에 팔아도 어스2의 순이익은 5000억달러가 넘는다.


온라인 가상공간 이용이 활발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서비스의 욕구가 증가하게 된 환경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3차원 가상현실 기술은 '구글 글라스' 출현 등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으나 기술의 완결성이 부족해 실패로 끝났다. 최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선되고 5세대 이동통신 등의 도입으로 콘텐츠 전송 속도가 빨라진 영향도 있다.

메타버스 역시 문제점도 안고 있다. 가상세계에서 범죄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생길 경우 현실 세계의 법 질서를 가상세계에도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이다. 일례로 가상화폐를 현금화하고자 할 경우, 미국에서는 불법이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게임산업진흥법상 금지된 행위다. 가상세계 중독 역시 큰 문제로 기존 온라인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는 일상생활로 인식돼 중독 염려가 있다. 가상세계에의 지나친 몰입은 현실세계의 일상을 황폐화시키고 정체성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만큼 건전한 메타버스 가상공간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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