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고효율 가전' 팔면 탄소감축 인정받나…정부 "규제개선 검토"
LG전자, 온실가스 감축 인증 대상에 고효율 가전 포함 요청
산업부 "국내 제도 현황, 해외사례 검토 후 환경부와 논의"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정부가 에너지 고효율 전자제품 판매로 절감되는 전력 사용량을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효율 제품을 판매한 기업이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한 것으로 인정받을 경우 환경비용부담 역시 일정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 인증 대상을 고효율 전자제품으로 확대해 달라고 여러차례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고효율 전자제품 사용으로 절감한 전력량을 온실가스 감축분으로 인정해달라는 전자업계 건의가 들어왔다"며 "국내 적용 가능 여부, 해외사례 등을 비교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환경부와 논의해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 등 일부 개도국은 국가,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사업 또는 시설에 투자한 후 온실가스를 줄이면 이를 탄소배출권으로 되돌려준다. 유엔 승인을 전제로 한 청정개발체제(CDM) 제도인데 이를 국내 상황에 맞춰 적용해 달라는 게 전자업계의 주장이다. 만약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용해 제도 개선에 나설 경우 고효율 전자제품 사용으로 인한 전력 감축량 만큼 온실가스 배출 무상할당량을 늘려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는 앞다퉈 고효율 제품을 개발해 제품 생산단계는 물론 사용단계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TV, 모니터, PC, 휴대폰 등 7대 제품군의 2019년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2008년 대비 평균 42% 절감했다. LG전자는 2019년 제품 사용단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2007년 대비 6048만톤 감축했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인도에서 CDM 사업을 적극 추진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 2월 기준 확보한 탄소배출권은 16만6000톤으로 현재 시가로 환산하면 약 95억원 규모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현재 1톤당 42유로(한화 약 5만7000원)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기업 경영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크다.
일각에서는 고효율 전자제품을 판매한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장은 "고효율 전자제품 개발, 소비자의 사용 행태 모두 전력 사용량 절감에 영향을 미친다"며 "일종의 사회적 감축 실적을 이를 만든 기업이 모두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배출권 거래제와 관련해 '간접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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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은 공장 가동에 따라 탄소를 배출하는 '직접배출', 전기 또는 열 사용을 탄소 배출로 간주하는 간접배출로 나뉜다. 전자업계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간접배출 비중이 70%를 넘는 것으로 추산돼 간접배출에 따른 환경비용부담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기후·환경비용이 전기요금에 반영되기 시작, 이중과세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한국만 거의 유일하게 간접배출을 인정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산업부는 기업의 간접배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규제 개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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