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오는 20일 오후3시7분 카자흐스탄 기지에서 발사
국산화, 낮은 가격에 최고 성능…위성 해외 수출 시장 개척한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20일 차세대 중형위성 1호가 발사된다. 약 500kg의 무게를 가진 중형급 저궤도 위성으로 동급 대비 절반 가격으로 만들지만 최고의 관측 성능을 자랑한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부품을 모두 국산화하는 등 국내 위성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탑재체와 위성 연료를 포함해 약 500kg의 중량을 갖는다. 임무 궤도는 497.8km로 저궤도 위성에 포함된다. 매일 오전 11시 한반도를 지나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임무 수명은 4년이며 약 1.1kw의 전력을 소모한다. 직경 1.86m에 높이 2.89m로 태양전지판이 달려 있는 네모난 상자에 원통형 광학탑재체가 부착돼 있는 형상이다. 구체적인 임무는 지상 관측 및 변화 탐지, 농작물 작황 조사, 도시 계획 수립, 지도 제작 등 국토ㆍ자원 관리가 주목적이다. 또 해안ㆍ태풍ㆍ폭설ㆍ홍수ㆍ산불 피해 관측 등 재해ㆍ재난 대응을 위한 독자적 위성 영상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목표다. 정부는 2호기도 연이어 제작해 2022년 발사할 예정이며, 2단계로 산업체 주관으로 3기(3호 우주과학ㆍ기술검증, 4호 광역농림상황 관측, 5호 C-밴드영상레이다 수자원관측)을 더 쏘아 올릴 예정이다.
△ 최저 비용 최고 성능
차세대 중형위성 1호는 무게 500kg대 동급 위성과 비교했을 때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 위성이 장착한 정밀 광학 탑재체는 12km의 관측 폭에 흑백 0.5m, 칼러 2.0m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일본의 아스나로 1호와 비교했을 때 해상도가 동일하고 관측폭은 2km 넓다. 인도의 카르토샛2호의 경우 관측 폭이 9.6km에 그치고 해상도도 흑백 0.8m 수준에 그친다. 이스라엘의 에로스-B호도 관측폭 7km, 흑백 0.7m로 우리보다 성능이 떨어지며 페루의 페루샛1호의 경우 관측폭은 14.5km로 넓지만 해상도(흑백 0.7m, 컬러 2.0m)는 떨어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59%, 페루보다는 29% 정도의 비용에 제작해 '가성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1호기 기준 1570억원이 들어갔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약 3000억원 안팎)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개발 기간도 1호기 5년, 2호기는 3년에 마칠 예정이어서 다른 나라들의 6~7년보다 훨씬 짧다.
△ 높은 국산화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차세대 중형위성 1호 개발을 통해 500kg급 중형위성용 표준플랫폼을 독자 제작하는 등 국산 위성 제작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했던 위성용 카메라(광학 탑재체)의 경우 해상도 0.5m급 광학 탑재체를 국산화했다. 광검출기(CCD)를 제외한 광학 모듈 제작, 전자 광학부 및 자료 전송부의 설계ㆍ조립ㆍ정렬ㆍ시험 등의 과정을 모두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반사경은 표준과학연구원, 광구조체는 데크항공, 광전자부는 한화시스템, 영상자료처리장치는 루미르, X-밴드 전송기는 제노코, X-밴드 안테나는 극동, 열제어장치는 두원 등 국내 산업체ㆍ연구기관들이 개발ㆍ제작에 참여했다. 정부는 이번 발사를 계기로 국내 위성기술 산업화를 촉진시킨다는 방침이다. 항우연의 위성 기술을 산업체들에게 이전해 향후 민간이 위성 개발 산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 향후 저비용 다용도 중형급 위성의 해외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K-위성' 시대를 열겠다는 얘기다.
△ 발사는?
차세대 중형위성 1호기는 오는 20일 오후 3시7분쯤(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러시아의 소유즈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바이코누르 우주센터는 모스크바 남동쪽 약 2100km 지점에 위치해 있는 데, 러시아가 2050년까지 임차해 사용 중이다. 1957년 10월 4일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기가 발사된 역사적인 우주센터다. 발사 후 약 64분쯤 지나면 위성체가 발사체로부터 분리되며, 70분 후 위성 초기화 및 태양전지판이 펴진다. 102분 후 첫 원격자료 수신, 2시간 40분 후 지상국 교신 및 태양전지판 전개 여부 확인, 8시간 17분 후 대전 항우연 지상국 첫 교신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 우리나라의 위성 개발 역사
한국은 1990년부터 본격적인 우주 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1990년대 우리별 1호(1992년 8월), 우리별 2호(1993년 9월), 우리별 3호(1999년 5월)를 각각 제작해 우주로 보냈지만 초보적인 단계였다. 본격적인 위성 개발을 시작한 것은 과학기술위성 1호(2003년 9월)부터 였고, 과학기술위성 2호는 러시아 기술을 빌려 만든 나로호에 실려 발사됐다 폭발하고 말았다.
이같은 소형위성의 개발 역사는 2018년 차세대 소형위성 1호, 2022년 발사될 예정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또 군사용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 11기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이미 개발완료돼 발사된 8기의 소형 위성 중에선 차세대 소형위성 1호만 운용 중이며 나머지는 임무 종료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또 한반도 정밀 관측용 광학렌즈, 레이더 탑재체를 장착한 저궤도 위성 '아리랑 위성'을 통해 국내의 실용급 위성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1999년 항우연이 미국과 기술 제휴를 통해 첫 제작해 발사한 아리랑위성 1호에 이어 2호, 3호, 3A호, 5호가 발사됐으며, 현재 6호, 7호, 7A호가 개발 중이다.
비교적 고성능에 대형인 정지궤도위성으로는 천리안위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천리안위성 1호를 프랑스와 협력해 제작, 2010년 6월 발사에 성공했다. 정지궤도 상공에서 기상을 관측하는 기상탑재체(MI),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 및 해양생태 감시를 위한 해양탑재체(GOCI), 광대역 위성 멀티미디어 시험서비스를 위한 통신탑재체가 탑재돼 복합임무를 수행중이다. 현재 천리안위성 2호, 2A호가 1호의 기상 및 해양관측임무를 승계하고 추가적으로 환경관측임무를 맡아 2018년과 2020년에 각각 발사돼 운영 중이다. 공공 통신용인 천리안 3호기도 개발 중이며 2027년 발사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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