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사업 마감하니…경쟁률 8대 1 기록
연구인력 채용한 중소기업 3년간 인건비 50% 지원
"더많은 신생회사 혜택받을 수 있도록 사업 확대해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중소기업이 우수 연구인력을 채용하면 인건비의 절반을 3년간 지원해주는 정부 사업이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희망 기업을 모집한 결과, 지원 예산 한도는 205명인데 총 1567개 기업이 문을 두드렸다. 경쟁률이 8대 1에 달한다. 사업 참여자는 연구개발자의 고액 연봉 부담을 낮추고 회사가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호평했다. 더 많은 신생기업과 청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5일 '2021년 상반기 중소기업 연구인력 지원사업' 지원 신청을 마감했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이 기술혁신과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인력을 채용하면 인건비의 50%를 3년 동안 지원해준다. 연구인력 채용지원 분야는 크게 신진(신입), 고경력으로 기업당 1명만 지원 가능하다. 신진 140명, 고경력 65명 총 205명의 인력채용을 지원하는 선정 절차에 중소기업이 각각 915곳, 652곳씩 총 1567개사가 몰렸다. 두 사업을 합쳐 경쟁률이 8대 1에 달할 정도로 신청 열기가 뜨거웠다. 중기부는 기업의 R&D 투자비율, 재무역량, 연구인력 유지, R&D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연구인력 지원사업에 대한 업계의 호응이 높은 건 인력 확보가 그만큼 어렵다는 걸 방증한다. 산업계에선 높은 연봉을 부르는 대기업이나 IT·게임업체들이 우수한 연구인력을 흡수하는 현상이 지속돼왔다. 연구인력 지원사업은 이러한 일자리 수요-공급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경영정보학을 전공한 곽철훈 선임연구원은 2017년 부산 소재의 벤처기업 '싸인랩'에 입사하면서 이 사업의 수혜를 입었다. 곽 연구원은 "벤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초봉 수준이 높았다"며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과 청년이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신진 연구인력으로서 인건비 지원을 받으려면 만 39세 이하이고, 이공계 학·석·박사 학위 취득 후 5년 이내여야 한다. 기업은 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보유해야 신청할 수 있다.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테크위드유'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조민수 이사도 이 사업으로 3년간 인건비 지원을 받았다. 조 이사는 "창립 초기 구성원들이 고경력, 고학력 출신으로 구성돼 높은 인건비를 감당해야 했다"면서 "연구인력 지원사업을 통해 인건비 부담은 줄이고 높은 기술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해 회사의 성장을 도모했다"고 말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조 이사는 대기업에서 반도체 회로 설계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조 이사는 고경력자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지적하며 "대기업은 청년 취업을 위주로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중소기업은 고경력 인력을 우선 채용해 대기업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연봉 차이를 극복하는 정책적 도움도 필요하다"며 "더 많은 신생회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이 더욱 확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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