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동반성장사업으로 지원 나선 한국콘텐츠진흥원 - ② ICT 융복합
한국어 튜터링 서비스 '살랑코리아'·실감형 콘텐츠 영어학습 '마블러스'
국내 스타트업 셋 중 하나가 창업 1년 안에 문을 닫는다. 남은 둘 중 하나도 5년을 버티지 못한다. 살아 남은 회사가 코스닥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4년. 행복과 허무 사이에서 끝없이 배회한다. 도움의 손길은 있다. 개발 자금 지원 프로그램에서부터 사무실 제공, 인건비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편의에 익숙해지면 자생력을 잃을 수 있다. 지원을 위한 사업 계획과 민간 투자자·고객이 원하는 내용 사이에 괴리가 있기도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효과적인 지원 차원에서 2017년부터 콘텐츠 액셀러레이터 동반성장사업을 시작했다. 민간 전문성 활용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풍부한 멘토십으로 자체 역량 강화, 성과 창출, 투자 유치 등을 지원했다. 세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선발된 기업은 30곳. 그 현주소를 미디어,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플랫폼으로 나눠 알아본다.
살랑코리아는 온라인 한국어 튜터링 서비스 업체다. 외국인에게 실시간 한국어 수업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201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했다. 이광헌 대표는 효과적인 교육으로 많은 외국인이 한국 문화에 관심 갖기를 바란다. 원대한 구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와이앤아처의 ‘에스테텍 프로그램’을 만나 가시화하고 있다. 프리 시리즈A로 투자를 유치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밖 관리까지 신경쓴다”며 “특히 고객의 데이터를 집중 관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을 닦고 있다”고 말했다.
튜터링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공급자의 만족도다. 이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과 조언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콘진원과 와이앤아처의 도움으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만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재무·마케팅·투자 등에서도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받았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살랑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억원. 전년보다 50% 이상 성장했다. 기존 수업 방법을 세분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주효했다. 이 대표는 "베트남·인도 등 새로운 시장 개척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선정되면서 현지인들의 방문이 잦아졌다. 올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기회를 잡을 생각이다."
새로운 고객 대상에는 한국계 외국인도 있다. 해외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초등·중학생의 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며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시장을 대폭 확대할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류가 세계 곳곳에 전파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관심을 지속하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에스테텍 프로그램’의 또 다른 수혜 업체인 마블러스도 올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실감형 콘텐츠와 감성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영어 학습으로 올해 5만명 이상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프로그램은 ‘스피킷.’ 가상현실로 현지에서 회화하는 듯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임세라 대표가 2015년 자본금 2000만원으로 창업해 개발했다.
마블러스는 그동안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다. 그 중에서도 콘진원·와이앤아처는 재도약에 발판을 제공한 스승과 같다. 임 대표는 "멘토링으로 전반적인 상태를 진단해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들려줬다. "‘투자설명회(IR) 데모데이’에서 벤처캐피탈(VC) 피드백으로 많은 점을 보완했다. VC와 투자 유치도 논의하고 있다."
또 다른 도약에는 새로 개발한 엔진 ‘미(MEE)’도 한몫했다. 모바일·태블릿·PC 등의 카메라와 마이크로 얼굴·음성 변화를 인식해 콘텐츠에 반영한다. 실감형 콘텐츠 사용에서 소통·반응 역량을 강화해 감성적 피드백도 가능하게 만든다. 임 대표는 "‘에스테텍 프로그램’을 거쳐 ‘미’의 핵심 역량과 기술까지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 계획 발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이 생겼다. 매출 프로젝션에서도 구독 베이스의 안정적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수립됐다."
마블러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증감율 21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제품에서만 월 구독 유료 회원 1만 명 이상을 유치했다. 유명 플랫폼에 월 구독 베이스로 ‘미’를 공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AI 개발을 보강해 핵심 기술 고도화에 주력한다. 이로써 고객을 대거 확보해 매출을 세 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임 대표는 일하기 좋은 회사도 꿈꾼다. 지난해 콘진원·와이앤아처의 멘토링으로 사내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그는 "‘컬처 데크(culture deck)’를 만들고, 인사 시스템 전면 개편으로 높은 만족도와 호응까지 얻을 수 있었다"며 다음과 같이 포부를 밝혔다.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라는 일념 아래 회사를 키워 젊은 친구들이 입사하고 싶은 스타트업으로 만들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공수처, 尹에 변호인 제외 접견금지 조치…김 여사...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