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글로벌 주요 항공기 제조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힘겨운 한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지난달 항공기 신규 주문을 단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 총 269건의 신규 주문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같은 기간 고객사 인도 항공기는 전년 동기 대비 10대 감소한 21대를 기록했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침체하면서 올해 1월 신규 주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약 66조6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1조47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상용 항공기 신규 수주는 268대, 고객사 인도 건수는 566대로 전년 대비 각각 65.1%, 34.4% 줄었다.
에어버스는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에도 항공기 신규 주문 축소에 따른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올해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에 이어 737맥스 추락 영향으로 지난해 13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보잉의 지난해 항공기 주문 건수는 총 184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고객사 인도 항공기 역시 157대로 59% 급감하며 198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항공기 주문 취소도 역대 가장 많은 650대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신규 항공기 주문은 4건, 취소는 6건으로 주문보다 취소가 많은 실정이다.
보잉은 737맥스의 추락으로 약 22조2000억원 상당의 손실 비용을 부담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보잉 777 항공기 가운데 PW4000 엔진을 장착한 기종에서 결함이 발생해 전세계 128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24대를 포함해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가 보유한 32대, 우리나라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이 보유한 총 29대의 해당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아울러 보잉의 차세대 주력 항공기인 787드림라이너 또한 지난해 꼬리 부문에서 제조 결함이 발견돼 인도를 잠정 중단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보잉의 엔진 결함으로 당분간 항공기 제조사들 역시 실적 부담에 직면했다"며 "하반기 코로나 백신 공급에 따라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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