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 처리 된 '컵홀더' 사용 빈번
음료 한 잔에 일회용 컵 3개 사용…자원낭비·환경오염 지적
시민들 "일회용품 그만 써야…재활용도 어려워"
컵 홀더 대신 종이컵을 사용한 모습. 플라스틱 컵에 종이컵을 씌우고 종이컵에는 또 종이컵을 씌웠다. 이 컵 홀더는 코팅 처리로 마감해, 재활용이 어렵다. 사진=이주미 인턴기자 zoom_0114@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주미 인턴기자] 컵을 쉽고 안전하게 쥘 수 있도록 컵에 덧 씌우는 종이 컵홀더가 최근 일부 카페를 중심으로 코딩 처리 된 컵홀더를 끼워주고 있어 자원낭비는 물론 재활용으로도 어려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코팅 처리 된 컵홀더로 덧 씌운 상태의 커피를 받았다고 밝힌 2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처음엔 신기했지만, 이렇게 주는 카페들을 최근 많이 보게 되면서 환경오염이 걱정됐다"고 우려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한 번화가 인근의 카페에서 일하는 이 모 씨는 "어느 시점부터 사장님이 (재활용이 어려운) 컵홀더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바꾸셨다"면서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으로 인한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오염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컵홀더의 기능을 제대로 못해 실용성도 없고 자원만 낭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30대 최 모 씨는 "손님 중 종이컵을 한 개 더 끼워 달라거나 아예 컵홀더를 요청하는 손님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엔 더욱 환경오염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카페 직원들의 불만 등 의견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음료 한 잔에 3개의 일회용 컵이 사용되는 셈이다.
이 같은 코팅 소재로 마감된 컵홀더는 재활용이 쉽지 않다. 종이 컵에는 종이가 음료에 젖는 것을 막으려 컵 내부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을 바른다. 이 플라스틱 때문에 일반 종이와 섞어서 배출하면 재활용할 수 없다.
또한 내부에 코팅된 폴리에틸렌의 분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아 종이 원료로도 재활용 되기 어렵다. 아울러 대부분이 매립되거나 소각되면서 유해가스 발생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매립 후 분해까지 약 2~5개월 정도 걸리는 일반 종이류와 다르게 약 30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일부 카페를 중심으로 이 같은 소재의 컵홀더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있다. 본인들이 운영하는 카페 이미지 개선은 물론 고객들이 이색적으로 느낄 수 있게, 종이 소재 등 일반적인 컵홀더가 아닌 코팅 등 특수 처리로 마감된 컵홀더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카페 주인 40대 여성 김 모씨 는 "컵홀더는 카페 이름을 가리는 문제가 있고, 카페 차별성을 위해 종이컵을 대신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씨는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그래도 친환경적인 물품을 사용하는 등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에서 16년 째 카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이 모씨는 "사람들이 스타벅스 컵을 보면 딱 스타벅스구나 아는 것처럼 우리 카페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또 "(우리 카페는)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은데, 밖으로 나가면 커피 온도가 금방 식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종이컵을 이용한다"고 말하면서 "환경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친환경적인 제품은 값이 너무 비싸 사용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환경운동 단체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 보전 측면에서 지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녹색연합 허승은 녹색사회팀장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컵홀더의 본래 기능이 아닌 마케팅을 위해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환경을 위해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1회용 컵 보증금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등 사회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일회용 컵 이중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이주미 인턴기자 zoom_0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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