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SNS '클럽하우스' 인기
초대장 있어야 가입·목소리로 소통하는 음성 기반형
"가입 못하면 소외감 느껴" 지적도
전문가 "폐쇄성이 집단 정체감을 키우는 것"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A 씨(25)는 최근 '클럽하우스'에 가입했다. A 씨는 "평소 SNS 활동을 좋아하는데 요즘 이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관심이 갔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 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던 유형의 SNS인데다가 사용법도 새로워서 매력 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클럽하우스의 시스템 때문에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클럽하우스 가입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초대장 좀 보내달라고 한다"면서 "초대로 가입을 할 수 있다는 방식이 특별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최근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더했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 등이 클럽하우스에서 대화방을 열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는 설 연휴 동안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간 클럽하우스에 신규 가입한 사람은 약 110만명이다.
실시간 대화 등 음성 기반형, 폐쇄성 등의 특징을 갖는다는 것에서 기존 SNS와 차별점이 있다. 특히 음성, 즉 목소리로만 소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방을 만들고 대화할 사람을 초청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방 안에서는 방장이자 진행자 역할인 모더레이터가 주는 발언권을 통해 발언자(스피커)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나머지 가입자들 역시 대화를 청취할 수 있으며, 참여 의사를 밝히면 대화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 독서모임방, 성대모사를 하는 방, 연예인과 소통할 수 있는 방 등 클럽하우스에 있는 대화방의 분야는 다양하다. 사용자는 관심사나 취향에 맞는 방을 선택해 다른 사용자들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이전까지 SNS는 '트위터'와 같은 텍스트(글) 중심에서 사진 위주의 '인스타그램' 등을 거쳐왔고, 이어 '틱톡'과 같은 동영상 단계를 지나 이제는 목소리를 매체로 하는 '클럽하우스'가 등장한 것이다.
또한 폐쇄성 역시 클럽하우스의 큰 특징 중 하나다. 클럽하우스는 아무나 이용할 수 없고 기존 이용자에게 '초대장'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는 가입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기존의 SNS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으로 꼽힌다.
이용자들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느껴 이 같은 폐쇄성이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특성이 이용자와 비이용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수직적 소통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어서 소외감을 느끼기 쉽고 계층 간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송인 딘딘 역시 지난 9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클럽하우스는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다. 중세시대 귀족 파티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 같다"라고 말했고, 방송인 김지훈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불안해지는 심리 등 현대인의 심리 상태 중 가장 자극에 취약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판매하는 등의 모습까지 생겨나고 있다. 실제 중고 거래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는 클럽하우스 초대장이 1만원~2만원대의 가격으로 올라와 판매되고 있었다.
이처럼 인기를 얻는 폐쇄적 SNS를 두고 전문가는 집단에 소속되려는 인간의 욕구가 불러일으킨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집단이나 조직에 소속되려고 하는 집단 정체감을 갖고 있는데 클럽하우스의 경우는 아무나 소속될 수 없도록 제한이 따르니까 더 많은 관심이 생길 것"이라며 "브랜드나 휴대폰의 멤버십 서비스도 오히려 비싼 멤버십이 더 인기가 많은데, 그것처럼 사람들은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것들을 선호하고 해당 이용자들은 그것에 소속됐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개방적인 것들에서 얻게 되는 피해와 두려움이 만연한 사회이기 때문에 자기 보호를 하려는 특성이 생겨났고, 이런 이유로 폐쇄적인 서비스들이 큰 인기를 얻기도 한다"라며 "특히 해외의 여러 유명인들도 가입했다고 하니까 신뢰성도 커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소외를 느낄 것이고 또 하나의 갈등이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라며 "어쩌면 현대판 계급화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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