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개 부처, 테슬라 경영진 예약면담…소비자 보호 촉구
바이든 대통령 시진핑 주석 비판한 날, 예약면담 사실 공개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당국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 경영진을 웨탄(예약면담) 형식으로 소환, 중국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것으로 촉구했다. 예약 면담은 중국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및 그 관계자들을 불러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자리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이 공업정보화부, 교통운수부, 공안부 소방국 등 5개 부처와 공동으로 테슬라 경영진을 예약면담했다고 9일 밝혔다. 중국 당국은 예약면담 자리에서 테슬라 전기차의 화재와 급발진, 운전중 차량 통제 불능 상태, 터치 스크린 오작동 등 안전 관련 문제를 지적했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은 차량 화재와 운전중 차량 통제 불능 상태와 같은 안전사고가 테슬라 전기차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텅쉬망은 지난해에만 모델3와 모델X, 모델S 등 3개 모델에서 브레이크 미작동과 자동 급가속 등 운전자 안전문제와 직결된 사고가 15건 신고됐지만 테슬라 측은 운전자 과실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장시앙 중국 자동차산업 전문가는 "테슬라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의무적 리콜보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적은 자발적 리콜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중국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이달 초 미국 현지에서 생산, 중국으로 들여온 모델S와 모델X 3만6000여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예약면담 사실을 전하면서 테슬라가 안전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화재와 통제 불능 관련 소비자 불만이 중국 전역에서 제기됐음에도 불구, 테슬라 측은 그동안 차량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해 왔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 14만여대를 판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굴기를 꿈꾸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다.
한편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 발언 이후 중국 당국이 테슬라 예약면담 사실을 공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매우 영리하고 터프하다. 그는 민주주의적인 구석은 하나도 없다. 비판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며 시 주석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충돌할 필요는 없지만 중국과는 극한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은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테슬라와의 예약면담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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