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예산국, 바이든 정부 최저임금 15달러로 인상 효과 분석
90만명이 빈곤층 벗어나지만 일자리 감소 불가피 예상
바이든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 정책 추진에 '적신호'
연방 정부 재정적자도 540억달러 증가 추산
미 정가 논란 확산 계기 될 듯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최저임금 두 배 인상 시 14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예상이 나왔다. 정부의 재정적자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며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정부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 의회 예산국(CBO:Congressional Budget Office)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 7.25달러(약 8100원)에서 15달러(1만6700원)로 인상 시 빈곤층에서 벗어나는 미국 국민은 9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반대로 14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BO는 또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될 경우 10년간 미국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540억달러(약 60조5000억원)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동결돼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15달러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고 민주당은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CBO는 "임금이 상승하면 고용주의 부담이 커지고, 늘어난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경제 생산이 줄어 전체 일자리 수가 줄어들 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CBO는 최저 임금 인상이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치권은 즉각 혼란에 빠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보고서가 경기부양 법안에 연방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 중인 민주당 진보 진영은 즉각 반발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년 전 CBO가 최저임금 15달러 적용 시 10년간 늘어날 재정 적자를 연간 100만달러로 추산했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이번 보고서가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의 최저임금 인상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안이 통과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CBO의 보고서를 알고 있다면서 "의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대통령은 최저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라고 답했지만,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했다.
예상된 재정 적자 규모가 크리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CNBC 방송은 향후 10년간의 54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자 확대 규모가 지난해 재정적자 3조달러에 비하면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호주, 독일, 벨기에,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에도 못 미친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 8720원도 미국에 비해 많다.
다만 미국은 주 별로 최저 임금이 다르다. 연방 최저 임금보다 높은 최저 임금을 규정하고 있는 주는 50개 주 중 29곳에 이른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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