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사업개편안 승인
기술기업까지 전환 범위 늘어
인민은행 관리·감독 받아야
IPO 악영향·기업가치 희석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조유진 기자]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은 은행 수준의 자본금 요건을 갖춰야 하며, 중국 금융당국의 관리ㆍ감독을 받게 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최대주주인 앤트그룹은 지주사 전환 등 사업개편안을 중국 금융당국에 제출, 최근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안에는 블록체인, 음식 배달을 비롯한 모든 기술 사업 부문을 아우르는 완전한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앤트그룹은 금융 부분만 지주사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범위가 더 확대된 것이다.
금융지주사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관리ㆍ감독을 받아야 한다. 자본금 확충 등 제약조건이 많다. 이 때문에 앤트그룹은 당초 자회사중 하나를 금융지주사로 만들고 모회사인 앤트그룹은 기술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알리바바는 앤트그룹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자본 확충에 나섰다. 알리바바그룹은 앤트그룹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번주 중 50억 달러(한화 5조500억원) 규모의 4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선순위 무담보 채권을 발행한다. 이자율 등 채권 발행조건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발행에 성공하면 중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액 중 최대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알리바바가 추진중인 채권의 투자 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A1’으로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유입된 자금은 운영자금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이번 채권 발행은 알리바바 재무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분석했다.
채권 발행을 통해 얻은 자금은 금융지주사인 앤트그룹 자본 확충 등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금융당국은 앤트그룹의 지급준비금을 기존 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앤트그룹의 지주사 전환 및 채권발행(부채증가) 등으로 인해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향후 기업공개(IPO)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랜시스 찬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상장이 중단되기 전 2800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강화도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를 더욱 희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민은행은 최근 온라인 및 모바일 경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반독점 조상 대상이 된다는 ‘비은행지불기구 규정(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전자결제 결제시장에서 한 개 법인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두개 법인의 점유율이 합쳐서 3분의 2(66.6%)를 넘어갈 경우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된다.
세 개 법인의 점유율이 4분의 3(75%)을 넘을 경우도 조사 대상이다. 독점으로 판정되면 해당 회사의 분할도 가능하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앤트그룹이 운영중인 알리페이(쯔푸바오)의 시장점유율은 55.4%다.
지난해 11월 중단된 앤트그룹의 상장이 언제 재개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지난 26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하는 ‘2021 다보스 아젠다 화상 회의’에서 "앤트그룹이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따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앤트그룹 상장 재추진과 관련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조기에 상장이 재추진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중국 금융당국과 앤트그룹간 합의한 내용이 춘절 연휴 전인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앤트그룹 금융 지주사 전환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일 대비 3.51% 오른 263.43달러에 장을 마쳤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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