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EUV 공정 차세대 D램 양산 뛰어든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SK하이닉스 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D램 양산에 처음으로 뛰어든다. 연초부터 D램 가격이 8개월 만에 반등하는 등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최첨단 EUV 장비를 갖춘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고 미세공정 기술 패권 경쟁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1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을 개최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 차원에서 간소하게 열린 준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 16명이 참석했다.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은 화상으로 연결해 언택트로 함께 했다.

최 회장은 이날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그리던 2년 전 우리가 M16을 짓는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 반도체 업사이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M16은 그동안 회사가 그려온 큰 계획의 완성이자 앞으로 용인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2018년 11월 착공 후 25개월 만에 준공한 M16에는 공사비 총 3조5000억원, 공사 인력만 연인원 334만명이 투입됐다.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7000㎡(1만7000여평)의 건축 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 보유한 생산시설 중 최대 규모다.

특히 M16은 차세대 D램 양산에 적용할 EUV 설비를 갖춘 첫 번째 공장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M16에는 SK하이닉스 최초로 EUV 노광 장비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EUV 장비를 활용해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EUV 공정의 본격적인 적용 대상은 5세대 D램으로 정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통 복층 구조의 팹(공장)이 대부분인데 M16의 경우 3개층 구조로 형성된 세계 최대의 팹"이라며 "연말까지 D램 시장 상황을 보면서 시장 수요를 충족할 만한 적절한 양산 계획을 가변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M16 건설에 참여한 공로자들과 주요 협력사에 공로패와 감사패를 언택트로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정기회의에서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내달 23일 임시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면 임기 3년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한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