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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오일의 부활?…엑슨모빌·셰브론 지난해 말 합병 논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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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성사땐 세계 2위…반독점규제 제동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양대 정유업체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 말 합병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합병이 성사된다면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와 대런 우드 엑슨모빌 CE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자 곧바로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두 회사 모두 상당한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합병 논의는 초기 수준에 머물렀고 현재 진행은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합병 이야기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지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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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두 회사가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며 합병이 성사되면 1911년 미국 당국의 독점 규제로 해체됐던 스탠더드 오일처럼 거대 정유회사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가총액과 생산량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의 정유회사가 된다. 합병시 시가총액은 3500억달러를 넘고, 하루 원유와 가스 생산량은 약 7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WSJ는 두 회사의 합병이 당국의 반독점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가 기후변화라며 탈석유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가스 시추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오는 4월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을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만큼 엑슨모빌과 셰브론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석유산업에 우호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합병을 해야 했다며 엑슨과 셰브론이 이미 합병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가 합병시 연간 자본 지출을 100억달러, 관리비용 150억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두 회사가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위기에 처한 정유업계에서는 지난해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셰브론은 50억달러를 투자해 노블 에너지를 인수했고 코노코필립스도 100억달러를 투자해 콘초 리소시스를 합병했다.


셰브론은 지난달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워스 CEO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엑슨모빌과의 합병은 언급하지 않은 채 통합을 통해 좀더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엑슨모빌은 오는 2일 뉴욕증시 개장 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3분까지 2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4개 분기 연속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11월 2025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100만배럴 늘리겠다는 장기 계획도 포기했다. 2018년 발표한 이 계획에 따라 엑슨모빌은 2300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었다. 엑손이 연간 150억달러에 달하는 배당 규모를 줄여야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셰브론도 지난해 55억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엑슨모빌은 690억달러, 셰브론은 350억달러 부채를 갖고 있다.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주가는 지난해 각각 29%, 20%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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