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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해외여행, '백신 여권' 구원투수 될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최종수정 2021.02.01 07:50 기사입력 2021.02.01 07:00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디지털 인증 발부하는 '백신 여권'
스마트폰 앱 접속하는 것 만으로도 접종 증명 가능
IBM, 커먼스프로젝트 등 국제 기관 구축 나서
EU·이스라엘·아이슬란드 등 각국 도입 움직임
프라이버시·미접종자 차별 등 우려도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증명하면 발급해주는 '백신 여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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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이번 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첫 접종자는 의료진 고령층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취약계층이지만, 3분기부터는 일반 성인들도 접종이 가능할 방침입니다.


이렇다 보니 최소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유로운 해외 여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보다 이르게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한 일부 서구 국가에서는 이른바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백신 여권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에 한해 자유로운 해외 여행이 가능하도록 특수한 인증을 해주자는 개념입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백신 접종 여부 등을 확인하게 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미국·영국 등 여러 나라의 테크 기업들이 참여한 국제 조직들은 이미 백신 여권 구축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세계 약 100개 이상 조직이 협업하는 '코로나19 자격 이니셔티브', 미국 테크 기업 IBM, 국제 백신 여권 개발 프로젝트인 '커먼스프로젝트' 등이 있습니다.


이들 프로젝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모두 동일합니다. 간단한 앱에 접속하는 것 만으로도 백신 접종 증명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백신 여권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화된 인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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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감염병이 유행할 때 일부 위험 국가에 접근하려면 종이로 된 접종 증명서를 떼어 와야 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난달 27일 기준 전세계 확진자 수 1억명을 돌파한 유례 없는 감염병입니다. 또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끝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억명이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합니다.


이들이 일일이 접종 증명서를 떼어 공항에서 심사를 받는 것은 엄청난 노동력·시간을 소모할 뿐 아니라, 위조 증명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화된 백신 여권 앱을 구축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백신 여권은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항공·관광 사업 활성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항공기를 통한 국경 이동은 제약이 매우 심한 상황입니다. 감염 수준이 심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출연한 국가의 경우 아예 입국 금지 조처가 내려질 수 있으며, 일반 국가간 여행의 경우에도 코로나19 검체검사 음성 판정, 10~14일간 자가격리 등이 필수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10월5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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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해외 여행객 수요가 급감했고, 항공사·비행기 제조업체 등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백신 여권이 발급되기 시작하면, 과거 수준은 아니더라도 해외 여행이 상당 수준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백신 여권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백신 여권 시스템은 개인의 의료 기록을 IT 시스템이 찾아내 인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국제 시민단체인 '빅 브라더 워치'는 지난달 15일 영국 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백신 여권은 억압적인 디지털 ID 시스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노동, 여행, 의료 기록 등을 정부가 수월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신 여권의 존재가 국민을 자유롭게 해외여행 가능한 '1등시민'과 그렇지 못한 '2등시민'으로 나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리아 게바라 세계여행관광협회 CEO는 지난 11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백신 여권은 차별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며 "직업을 구하거나 여행을 하러 갈때 백신 접종을 필요로 하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 각국 정부는 백신 여권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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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여권의 순기능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되고 있지만, 이미 일부 국가들은 백신 여권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유럽의 소국인 아이슬란드는 지난달 21일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증명서는 백신 접종이 완료된 4800명에 발부되는데, 이를 소지하면 아이슬란드에서 다른 나라로 갈 때 코로나 검역 조치를 면제해 줄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아이슬란드 정부는 유럽연합(EU) 및 노르웨이·스위스 등과 국경 검역 면제 조치를 협의 중입니다.


EU 집행위원회 또한 1월19일 "백신 여권 관련 기준을 이달 말까지 수립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오는 2월부터 '녹색 여권'이라는 이름으로 접종 증명서를 발급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도 백신 여권은 아니지만, 접종증명서 발급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시행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발주,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 발급을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선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일반 예방접종과 다른 측면이 있다보니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백신 여권과의 연계는 아니고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면서도 "(백신 여권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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