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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살아야죠" 코로나에도 온정의 손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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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 기부행렬 이어져
아름다운재단 "올바른 기부문화 정착 노력 필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한 어린이가 자선냄비에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한 어린이가 자선냄비에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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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써주세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탭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도 기부활동에 참여하거나, 참여 의향을 내비치는 시민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부 행위에 적극적인 이들은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에도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감동을 주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기부 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복지기관을 통해 기부했다고 밝힌 직장인 김모(29) 씨는 "사실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들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라면서도 "(모금한 이유는) 힘들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혹한에 연탄이 없어 추위에 떠는 이웃들보다 더 힘들겠나"라며 "사정이 더 나은 사람이 조금씩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주변 친구들도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중된 경제적 어려움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30일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부활동 및 기부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54.9%가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같고(40.2%, 중복응답)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나눠야 할 것 같아서(39.9%) △심리적으로 큰 만족감을 가져다준다는 생각(38.9%)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22%) △기부 대상 기관이 마음에 들어서(21.6%), 코로나19로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아서(11.3%) 등을 꼽았다.


각 지역 사회에 소외된 이웃 위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 지역 사회에 소외된 이웃 위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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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전보다 기부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부채 규모가 1940조 원으로, 명목 GDP(1918조 원)를 넘어섰다.


실제로 대표적인 사회공헌 기관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겨울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의 모금액은 지난달 17일까지 1219억 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30억 원 줄었다. 매년 겨울 추위를 녹이던 시민들의 기부 활동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서울연탄은행은 연탄 후원과 자원봉사자가 절반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11월 들어온 연탄 후원은 208만 장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4만 장으로 약 40% 감소했다. 연탄 나누기 봉사에 참여한 사람도 2020년 약 6천 명으로, 전년 1만2천 명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최근에는 새해를 맞아 각 지역에 익명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쓴 익명의 기부자가 전북의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1억2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외 계층을 위해 방역 마스크 20만 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틈틈이 모은 돈을 이웃을 위해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군산시 한 주민센터를 찾은 한 주민은 "액수는 적지만 정성으로 채웠다"며 동전 17만8690원이 든 빨간 돼지저금통을 기부했다.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울산시 한 복지센터를 찾은 엄마는 "두 아이가 힘든 친구들이 도와주고 싶다며 오랫동안 함께 모은 돈"이라며 저금통과 용돈이 든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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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향후 기부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없는 사람들은 기부금 유용 및 횡령 우려로 인해 기부 단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바른 국내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기부금 운영자들의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제18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2018'에서 "비영리 모금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도 심층조사 결과 일반시민들의 한국사회 및 모금조직들에 대한 신뢰도는 대체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비영리 모금조직들은 조직의 활동뿐만 아니라 기부금의 활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전략의 효과성이나 효율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소는 "비영리모금조직들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의 활동에 대해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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