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매각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배민을 인수하기 위해 요기요를 매각하는 것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H는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공정위가 내건 DHK 지분 100% 매각 결정을 수용하고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날 DH는 자사 홈페이지에 공정위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공지하며 이번 인수가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당사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발표와 이에 대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수용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매각 조건과 상대 회사는 결정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위해 6개월 이내에 DHK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했다.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6개월의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의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DH는 지난 11월 공정위에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이 포함된 심사보고서를 전달 받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당시 DH 측은 공정위의 심사보고서에 대해 "공정위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의를 제기해 전원회의 위원들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업계에서는 DH가 요기요를 매각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DH는 이대로 인수합병(M&A)이 무산되는 것보다는 배민을 인수해 한국 시장을 다지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공략에 나서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요기요 매각을 결정하고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을 단행하기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DH의 요기요 매각 수용에 따라 이번 M&A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던 배민의 전략은 속도를 내게 됐다. DH는 우아한형제들과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해 운영할 예정이다. 우아DH아시아는 '푸드판다' 등 DH의 아시아권 사업과 우아한형제들의 한국, 베트남, 일본 사업을 총괄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우아DH아시아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맡는다. 푸드판다 아시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야콥 안젤레와 현재 우아한형제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숀 오는 우아DH아시아의 공동 CEO로 임명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기업 결합을 계기로, 앞으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에서 배민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비자와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책임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CEO는 "이번 합병 승인은 배달 업계에 모두 좋은 소식"이라며 "김봉진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의 합류는 우리에게 엄청난 경험을 가져다 주고 함께 아시아 전역에서 우리의 입지를 확장하고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외스트버그 CEO는 요기요를 매각해야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자회사인 DHK를 매각해야 하는 조건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놀라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수년 간 협업과 탐구를 한 DHK에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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