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이도현이 ‘스위트홈’으로 새로운 장르와 배역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이도현은 23일 오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감독 이응복)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조회수 12억 뷰를 자랑하는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완성했다. 배우 송강,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김갑수, 김상호 등이 출연한다.
이날 이도현은 “‘스위트홈’이 지난 18일 공개된 후 주변에서 ‘정주행했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한 시간의 러닝타임의 작품을 10개 이어보면 600분인데, 재미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셨다고 하더라”며 “나도 친구들과 정주행 했다”고 말했다.
완성된 ‘스위트홈’을 본 소감을 묻자 이도현은 “신기했다”며 “크로마키 앞에서 혼자 연기한 장면이 극으로 잘 완성돼 놀랐다. 제가 출연하지 않은 분량도 신기했다. 선배 연기자들도 다 멋있더라. 추위 속 촬영장에서 함께 피땀 흘려 만들어서 그런지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답했다.
이도현은 극 중 비상한 머리와 빠른 상황 판단으로 탈출에 앞장서는 이은혁 역을 맡아 세상과 단절된 그린홈 주민들을 이끌며 괴물에 맞선다. 은혁은 냉철한 모습으로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끌어올린다.
이도현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은혁을 연기하기 힘들었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께 자연스럽게 다가갈지 고민했다. 무표정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감독님께서 잡아주신 방향 안에서 고민했다”며 “원래 연기와 다른 방식의 새로운 연기를 했다. 뿌듯하고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연기하며 은혁을 사랑하게 됐다는 이도현은 “현실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았다. 이어 “이상만 꿈꾸며 살기에는 각박한 상황. 현실적으로 다가서지 않으면 괴물로부터 마을 사람들과 동생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한 거 같다. 최대한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 어떨 땐 무자비한 은혁의 말도 맞다고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도현은 오디션을 통해 ‘스위트홈’에 합류했다. 그는 “이응복 감독님께서 이은혁 대본을 주며 10분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갖고 리딩을 했다. 그렇게 잘 마쳤는데 합격했을 줄은 몰랐다. 은혁에 확정된 후 웹툰을 다시 봤다. 원래 정주행을 하고 있었지만 은혁에 집중해 다시 봤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응복 감독님을 TV에서만 뵀는데 실제로 만나 신기하고 떨렸다. 나중에 감독님께서 첫 대사를 듣자마자 ‘얘가 은혁이다’라고 싶었다고 하셨다. 오디션 막바지였는데 감사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도현은 “은혁은 나쁘게 비칠 수도 있고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인 반면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며 “은혁을 연기하며 이성적인 매력을 알게 됐고 사랑하게 됐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스위트홈’을 본 일부 시청자는 이은혁이 그린홈을 이끄는 방식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은혁이 원작 웹툰보다 작품에서는 다소 편평해져 매력이 상쇄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도현은 “호불호가 갈렸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도현은 “시청자들이 은혁의 선택에 호불호가 갈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연기하며 은혁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됐다. 현실적이고 극단적 선택이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작 웹툰이 극으로 옮겨진 것에 대해 이도현은 “욕망으로 괴물이 된 설정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흔히 말하는 ‘발암 캐릭터’가 등장해 흥미를 끌고 공감하게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 부분이 드라마에 잘 구현돼 뿌듯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가장 무서운 괴물로 흡혈 괴물을 꼽은 이도현은 “촬영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괴물이었다. 분장한 모습을 보고는 소리도 못 지를 만큼 무서웠다. 깜짝 놀랐다”며 “흡혈 괴물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는데 분장한 연기자 선배한테 죄송했다”고 떠올렸다.
‘스위트홈’은 열린 결말로 매듭지으며 시즌2로 가는 문을 활짝 열었다. 이도현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2가 제작될지 아닐지, 또 은혁이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만약 제작된다면 나도 등장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도현은 “시즌2에 관해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본다. 만약 나온다면 건강한 괴물로 나와도 좋지 않을까. 만약 액션 장면이 있다면 열심히 싸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도현은 “다른 작품에서 재미있는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누아르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없을까. 이도현은 “얼굴을 통해 은혁의 생각을 잘 전하고 싶었는데 가만히 있었나, 싶은 느낌도 들더라. 조금이라도 미세한 표정을 지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며 “매 연기, 작품마다 아쉬운 점은 늘 있다”고 털어놨다.
‘스위트홈’에서 이도현은 서이경을 연기한 이시영에게 복부를 가격당하는 장면이 있다. 에피소드를 묻자 그는 “풀샷, 클로즈업샷 총 세 번을 맞았다. 촬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 이시영이 프로 출신이고 주먹도 매서워서 아프겠지 싶었다”며 “이시영이 최대한 아프지 않게 짧게 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도현은 “예상외 파워였다. 이시영한테 맞은 후 3초간 거의 숨이 멎은 것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시영한테 고맙기도 했다. 덕분에 연기 호흡이 잘 연결됐다. 촬영 끝나고 옷을 들쳤는데 신기하게도 상처가 없었다”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2021년을 목표로 이도현은 “한 번도 안 해본 영화에 도전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길 바란다. 은혁과 ‘스위트홈’은 처음 시도하는 배역, 장르였기에 좋은 평가를 받길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넷플릭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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