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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의식불명…처벌은 '솜방망이' 피해 학생들 절규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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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넘은 폭행에 피해 학생 뇌 손상·의식불명
가해자 징계는 '5일 출석정지·접촉 및 보복금지'
靑 청원 올라오는 등 여론 공분
학가협 "정당한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힘써야"

학교폭력으로 의식불명…처벌은 '솜방망이' 피해 학생들 절규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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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또래 동급생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로 만든 10대 청소년들이 경미한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도 또 다른 학생을 폭행한 전력이 있어 보다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고등학생 A군 등 2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A군과 B군은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아파트 체육시설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C군에게 복싱을 가르쳐 주겠다며 잔혹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차별 구타가 일어난 장소인 체육관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에게 머리 보호대와 권투 장갑을 쓰게 했고 이후 번갈아 가며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이 의식을 잃은 뒤에도 바닥에 물을 뿌린 뒤 끌고 다니는 등 여러 차례 폭행을 가했다. 폭행이 시작된 지 2시간 이상 지났을 때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의 여동생에게 '너희 오빠가 스파링을 하다가 기절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은 자신의 아들이 또래 고등학생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이 되었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피해자 가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은 자신의 아들이 또래 고등학생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이 되었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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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다" 피해자 가족, 가해 학생들 엄벌 촉구


피해 학생은 어머니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돼 5시간가량의 수술을 마쳤지만 뇌 손상으로 인해 보름이 넘는 기간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피해자 가족은 청와대 청원을 통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은 게시된 지 이틀만인 16일 오후 3시 기준 2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피해 학생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들을 처음 봤을 때 힘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쉬지 못했고 빛에도 동공 반응이 없던 상태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저희 아들은 의식 없이 외상성 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 치아 앞니 4개 골절이란 진단명을 받고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다"며 "기절했다고 인지한 가해 학생들은 119를 부르지도 않고 기절해 있는 아들을 두고 장난치고 놀고 한참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자 물을 뿌리고 이리저리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녔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 모두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고 우리 아들 이전에 다른 피해자가 있었으나 변호사를 통해 큰 처벌 없이 무마된 걸로 들었다"면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 나니 아무런 죄의식 없이 또 금방 풀려날 거라 생각할 테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것. 제발 저희 아이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9월에도 다른 동급생을 폭행해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당시 학교폭력위원회에서는 이들과 학부모에게 특별 교육을 이수하라는 등의 처분을 내리는 것에 그쳤다.


또한 인천시 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2명에게 5일간의 출석 정지와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보복 금지 처분을 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피해 학생은 현재 의식이 돌아오지도 않은 상황에 놓였는데 징계 수위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년법' 적용 없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 국회, 교육계는 이 엄중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폭력의 싹을 조기에 자르고 엄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보호받는 어이없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번 피해 학생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가 이전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면서 "이런 피해를 막으려고 법이 있는 것 아니냐. 이번에도 내버려 두면 제3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솜방망이 처벌…피해자들 계속 늘고 가해학생은 또 주먹질


문제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처벌 자체가 약하고 관련 제도를 통한 개선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해 학생들의 재발 건수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인천에서 중학생 5명이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후 최대 출석 정지 5일의 처분을 받자 부모가 청원을 통해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지난 9월에는 전남 영광군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동성 동급생들로부터 지속해서 성폭력을 당한 뒤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으로 숨졌다는 내용이 올라왔으며 해당 청원은 25만2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가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처벌이 미미해 학교폭력이 재발하는 등의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만 19세 미만의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형사 처벌의 특례와 보호처분 등을 규정하는 소년법 적용 대상이다. 징계를 받아도 출석 정지와 특별교육 이수, 교내 봉사 처분 등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해 학생들의 97%가 특별교육을 이수하지만 그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발행한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2020년 개정판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자는 2017년 3만7000명에서 2018년 5만명, 2019년 6만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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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6~2018년 학교폭력 가해자 재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108건이었던 가해학생 재발 건수는 2017년 3250건, 2018년 3827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는 가해 정도에 따라 엄격한 기준을 적용,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가해자의 엄한 처벌이 피해 회복은 물론 폭행 피해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로 해석된다.


최미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부산센터장은 "학교폭력 문제들과 관련해 가해자 처벌이 미약하다. 가해자는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함과 동시에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처벌 선도교육까지 필수로 받아야 한다"며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당한 처벌을 내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해자의 처벌만큼이나 피해자 보호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센터장은 "피해자가 어떤 부분에서 고통을 받는지 가해자가 명확히 알아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피해 학생의 온전한 회복과 치유를 위해 관심을 갖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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