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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고젝 합병 논의…동남아 배달공룡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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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고젝측과 합병 논의 공식 확인
성사시 동남아 배달 석권 가능성

[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동남아시아 최대 배달 서비스업체 고젝과 그랩이 합병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각각 3000만명, 45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해 양사가 합칠 경우 초거대 배달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워낙 규모가 큰 만큼 배송의 질이 저하되고 가격을 인상하는 등 시장독점 폐해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랩의 공동 설립자 앤서니 탄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에게 "그랩이 경쟁사를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서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젝 합병설에 대한 소문이 점차 커지자 탄 CEO가 고젝 인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그랩의 사업 속도는 양호하며, 어느 사업체에 있을 수 있는 합병설에 말하자면 그랩은 인수하는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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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합칠 경우 동남아에서 75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인도네시아 배달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고젝의 인도네시아 배달시장 점유율은 79%로 압도적으로 높다. 그랩이 14.7%로 그 뒤를 잇고 우버가 6.11%다. 동남아 전체에서는 그랩이 더 크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젝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단 경쟁 당국의 반응은 신중하다. 인도네시아 사업경쟁감독위원회(KPPU) 측은 특정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효과와 악영향 등을 평가하고 있다. 군투르 사라기 KPPU 위원장은 그랩-고젝 합병이 진행된다면 30일 전에 고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점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네시아 경제 및 금융개발 조사기관(Indef)는 고젝과 그랩의 과열 경쟁은 사업의 질과 운용, 마케팅 비용 면에서 이득이 되지만 소비자들과 나머지 작은 경쟁업체들에는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고용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피치솔루션은 그랩-고젝 인수합병(M&A)은 경쟁 과열을 완화시키고 양사의 자금 여력에도 긍정적인 반면 독과점 금지를 위한 철저한 검토가 수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합병 가능성에 대해 고젝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젝의 공동 CEO인 케빈 알루위와 안드레 소엘리스티요는 임원진에게 보낸 메모에서 "고젝은 탄탄한 자금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합병될 어떤 압박도 없다"고 강조했다. 고젝은 최근 주력 사업에서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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