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시작 했지만…경기 정상화까지 시간차 필요
즉결 효과 발휘하는 부양책 기대감 증폭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부양책이 증시의 위험자산 선호를 견인하며 증시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 접종만으로 경기 회복이 당장 가시화되기 어려운 데다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예상 밖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꾸준히 기대감을 키웠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부양책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하는 증시
12일 IBK투자증권은 국내 증시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증시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에도 시장에는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코스피가 장중 2781.0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수 차례 신고가를 경신하며 2700선을 유지했다.
안전자산 선호 강도를 보여주는 금/은 비율과 스위스프랑/호주달러 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피와 뚜렷하게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장 분위기로 본다면 코스피의 현재 방향성은 크게 바뀔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의 투자자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위험자산 선호가 나타난다. 전미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조사 결과 향후 6개월간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2017년 강세장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실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피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구리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구리는 제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인 만큼 수급 변화에 따른 가격 등락이 경기 흐름을 선행해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 이외에는 딱히 대형 악재가 없다는 것 자체가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효과는 점차 '주춤'
IBK투자증권은 위험자산 선호의 핵심 변수로 코로나19 백신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이미 화이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미국에서도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내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규모 선주문을 마쳤다.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까지 고려한다면 주요국에서 경쟁적인 긴급사용 승인과 접종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오히려 백신 개발과 긴급사용 승인, 접종 그 자체가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힘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는 이미 선반영됐고, 다음으로 시장에 서 확인하길 원하는 백신에 따른 경기 정상화는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백신 접종에서 부작용이 거론되며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백신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소 약해졌다.
경기 정상화 직결되는 부양책에 주목해야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경기 정상화와 직결되는 부양책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관건은 미국의 추가 부양책 통과 여부로 꼽힌다. 지난 5월 코로나19 대응 5차 부양책이 처음 논의된 뒤 정책 규모와 세부 내용을 둘러싸고 양당의 충돌로 7개월 간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대선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이번달부터 양당 협상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합의가 더 지연될 수 있지만 타결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조치 강화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전에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개월 간 1조달러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만 고집한 민주당이 최근 9000만달러 대의 부양책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기존 코로나19 부양책 중 일부가 이달 중 종료되는 점도 추가 부양책 타결 기대를 키우고 있다. 먼저 실업수당 지급 대상을 일시적으로 확대(프리랜서, 독립형 계약근로자 등)하는 조치와 실업수당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가 오는 26일 종료된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의 분석에 따르면 이 정책이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는 데 가장 주효했다.
안 연구원은 "미국 경제에서 소비 비중이 큰 만큼 고용 지원 정책이 중요한하며, 내수 부양 효과가 큰 정책들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하원에서 통과된 단기 예산안의 효력은 18일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미 의회는 18일 이전에 2021 회계연도 예산안과 함께 코로나19 대응 추가 부양책을 합의해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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