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시작한 코로나19 여전히 확산
코로나 '블루' 등 우울증 이어 경제 불황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썰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2명 늘어 누적 4만98명이라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재택이니까 직장 동료들과 교류도 없고." , "너무 힘듭니다. 장사가 너무 안돼요."
올해 2월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은 수개월이 지난 오늘(10일)도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당장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682명 발생했다. 중환자·사망자도 급증했다. 이날 하루 사이 코로나 확진으로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23명으로 치솟았고 사망자는 8명을 기록했다.
사회 곳곳에서는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또 다른 질병 '우울증'과 '분노'를 겪고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8월 25~28일 만 18세 이상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뉴스에서 어떤 감정을 가장 크게 느끼냐'는 질문에 '분노'라고 응답한 비율이 8월 첫째 주 대비 11.5%→25.3%로, '공포'라는 응답이 5.4%→15.2%로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코로나 이후 조금 조급증이 생긴 것 같다. 손을 남들보다 더 많이 씻고, 좋은 의미로 방역수칙 준수이고 나쁜 의미로 강박증이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면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면서 "일상에서 여유가 좀 사라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24세 청소년 92명 중 59.8%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안·걱정·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요소로 꼽았고, ▲온라인 개학 실시(64.6%) ▲생활의 리듬이 깨짐(64.6%) ▲외출 자제로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 갑갑함(62.2%) 등의 순으로 힘들다고 응답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 무대가 썰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2명 늘어 누적 4만98명이라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코로나19는 건강만 위협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도 흔들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적 손실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67조2000억원, 일자리 67만8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월 발표한 'COVID-19 충격의 경제 부문별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1·2분기 경제 충격이 계속된다는 전제로 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경우 경제적 피해는 기존 정상 성장경로 대비 명목 GDP 67조2000억원 손실, 일자리 67만8000개 감소로 예상됐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내수 부문이 먼저 침체하기 시작했고, 1분기 시차를 두고 수출 부문이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 2분기 내수 증가율은 -0.6% 수준에 그쳤지만, 재화와 서비스 수출 증가율은 -13.6%로 급락했다.
일자리는 청년층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노년층(60세 이상)의 고용율은 43.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장년층(30~59세)은 1.3%P 하락하고, 청년층(15~29세)도 1.4%P 낮아졌다.
연구원은 "코로나 경제 충격의 본질은 경제 주체들의 전염병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라며 "경제적 관점에서도 방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썰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2명 늘어 누적 4만98명이라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자영업자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호소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서 잡화점을 하는 40대 자영업자 이 모 씨는 "지금 우리 같은 (자영업자)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 아닌가"라면서 "그냥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빨리 백신이 나오든 뭐가 나오든 이 시국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힘들겠지만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박 모 씨는 "연말이면 몸이 힘들어도 수입 때문에 즐거웠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그저 손님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은 줄고 임대료는 계속 나가고, 버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들의 한숨도 이어졌다. 영업직에 있는 4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거래처에서 거래가 많이 줄었다. 기본 거래가 있어 회사가 유지하고 있는데, (거래처와 관계가) 이것도 언제 끝날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지역)발생 확진자는 601.7명을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1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만98명이라고 밝혔다. 해외유입은 4825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국내발생 646명, 해외유입 36명으로 파악됐다. 신규 확진자 발생은 지난 4일부터 금일까지 600명→559명→599명→580명→566명→662명→646명이다.
정부는 거듭 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시기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머지않아 방역과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1차장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감염위험이 매우 높은 위중한 상황으로, 드러나지 않은 확진자와 감염클러스터가 우리 주변에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 마스크 일상화와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검사받기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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